이미지 크게보기

SCMP “낙마 이유 첫 언급”

중국의 유력한 차기 지도자 후보였던 쑨정차이(孫政才·53·사진) 전 충칭(重慶)시 서기가 국가 권력 찬탈 ‘쿠데타’ 혐의로 낙마했다는 중국 고위 관리의 발언이 공개돼 주목된다. 쑨 전 서기는 그동안 부패 혐의로 실각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더욱 엄중해진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일 류스위(劉士余)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쑨 전 서기를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 저우융캉(周永康) 전 상무위원, 링지화(令計劃) 전 중앙통일전선 공작부장 등과 함께 언급했는데, 이들은 당과 국가의 영도권을 찬탈하려 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류 주석은 지난 18일 개막한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금융 관련 소회의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SCMP는 “류 주석은 쑨 전 서기가 정권 전복 혐의로 실각했다는 것을 밝힌 첫 번째 고위 관료가 됐다”고 전했다. 류 주석은 “시 주석이 여러 차례 쿠데타를 적발해 중국 공산당을 위기에서 구해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류 주석은 이들이 쿠데타를 공모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쑨 전 서기는 2012년 18차 당대회에서 동갑내기인 후춘화(胡春華) 광둥(廣東)성 서기와 함께 최연소 정치국원에 오르며 차기 지도자로 각광을 받았으나 지난 7월 갑작스럽게 낙마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쑨 전 서기를 출당조치 했으며, 조사를 위해 검찰로 넘겼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농업대학 박사 출신으로 농업 전문가인 쑨 전 서기는 지린(吉林)성 서기 등을 지냈으며,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인맥이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