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채팅 앱으로 20명 만나
경찰, 5~8월 접촉 남성들 추적

최근 경찰이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에 걸린 10대 소녀와 성매매를 한 남성들의 신원 파악에 사실상 실패한 가운데 부산에서 에이즈에 감염된 20대 여성이 채팅앱으로 만난 남성 20명가량과 성매매를 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대부분 콘돔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추가 감염이 우려되고 있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19일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 및 성매매 특별법 위반 혐의로 A(26) 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8월 14일 부산 동래구의 한 모텔에서 일명 ‘랜덤채팅’ 앱을 통해 조건만남으로 만난 남성에게 돈을 받고 성관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씨의 전과기록에서 지난 2010년 성매매를 하다가 에이즈에 걸린 사실을 확인하고 출석을 통보했지만 응하지 않자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했다.

A 씨는 지난 5월부터 3개월간 1인당 8만∼10만 원씩을 받고 10∼20차례 성매매를 했고, 8월 단속이 된 뒤에는 중단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성관계를 할 때 대부분 콘돔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가끔 내가 먼저 권해도 대부분 손님이 콘돔 사용을 원하지 않아 돈을 벌기 위해 그냥 성관계를 했다”고 진술했다. A 씨는 남자친구 B(28) 씨와 동거 중으로 방세 등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성매매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 씨가 A 씨의 에이즈 감염 사실을 알고도 같은 조건만남 앱을 설치해 성매매를 오히려 교사·알선한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부산 = 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