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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부처 적폐청산TF 동원
초법적인 ‘정치보복’ 판단

“진상조사업무 수행할 땐
반드시 법령상 근거 필요”

與, 검찰 등 사정기관 동원
적폐청산 더 강화할 수도

자유한국당이 19일 법적 대응 카드까지 꺼내 들며 여권의 적폐청산 드라이브에 강한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청와대가 각 부처 적폐청산 기구를 내세워 초법적인 정치보복을 주도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적폐청산 이슈가 확대되면서 여권 내에서조차 피로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이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기조가 한풀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권의 의지가 워낙 확고한 만큼 법적 논란이 제기되지 않는 검찰, 경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사정기관을 총동원해 보다 집중적이고 철저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한국당은 최근 청와대가 백원우 민정비서관의 기안으로 각 부처에 공문까지 내려 적폐청산위원회를 구성하도록 독려한 것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에 대한 정치보복 의도를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한국당은 정부가 적폐 청산이라는 미명하에 적폐청산위원회를 정치보복을 위한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각 부처에 설치된 적폐청산위원회가 자문위원회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활동 권한은 초법적인 만큼 위법성을 살펴본 뒤 법적 대응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위원회의 명칭이나 성격이 무엇이든 간에 단순 자문기구가 아니라 진상조사와 같은 업무를 수행할 경우 조사 내용이나 방식 등에 따라 공무원 및 개인에 대한 신분상의 책임과 의무가 부과될 여지가 있는 만큼 반드시 법령상 근거를 갖춰야 한다”며 “이처럼 무법적·초법적인 발상으로 국민과 공직자를 위협하는 행태야말로 새로운 또 하나의 적폐에 불과하며 과거 정부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이 각 정부 부처 적폐청산 TF 설치 및 활동과 관련해 해당 부처 장관을 검찰에 고발하고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는 여전히 “적폐청산은 나쁜 관행과 제도를 바로잡는 것”이라고 내세우고 있지만 야당의 반발이 거세지고 여당 내에서도 피로감과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정치권에서는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이 주춤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자칫 정치 보복 프레임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적폐청산 작업에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이 더욱 정교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야당이 적폐청산위원회의 적법성 여부를 따지고 나선 만큼 경찰, 검찰 등 사정 기관을 통해 보다 치밀하게 적폐청산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여권은 정부가 추진 중인 적폐청산이 권력기관을 동원한 마구잡이식 사정과는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한국당 등 야당 측에서는 ‘정부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사정기관을 동원해 공격해올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