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 땐 주내 징계절차 돌입
오늘 예정됐던 윤리위 연기

洪 “朴 가장 큰 잘못은 무능
잘못 있으면 무한책임 져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법정 발언 후 측근 인사를 박 전 대통령 변호인에게 보내 자진 탈당 의사 여부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이 자진탈당 의사를 밝혀오길 기대하고 있다.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이 자진탈당 의사를 전해오지 않을 경우 이번 주 안에 윤리위원회를 열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절차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17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어제 유영하 변호사에게 사람을 보내 스스로 당적을 정리해 줬으면 좋겠다는 당의 입장을 전달했다”며 “며칠 답변을 기다려보고 탈당 의사가 확인되지 않으면 곧바로 윤리위를 열어 출당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모든 책임은 자신이 지겠다’고 한 만큼, 조만간 스스로 당적을 정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당은 애초 박 전 대통령 구속 만기일(16일) 하루 뒤인 17일쯤 윤리위원회를 열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절차를 밟기로 했지만, 박 전 대통령이 ‘모든 책임을 저에게 물어달라’고 한 만큼 스스로 당적 정리를 할 시간을 부여하기 위해 윤리위 개최를 연기했다. 박 전 대통령이 스스로 당적을 정리하면 친박(친박근혜)계 반발을 비롯한 내부 갈등, 당의 핵심 지지층 분열도 최소화할 수 있게 된다.

김태흠 의원을 비롯한 친박계 의원 다수도 지도부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절차를 시작하기 전에 본인의 의사를 먼저 타진하는 게 순서”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다만 바른정당과 보수통합을 위한 물밑작업이 이뤄지는 가운데, 박 전 대통령 등에 대한 징계를 늦출 수만은 없다는 것이 홍 대표의 생각이다. 박 전 대통령의 의중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정치보복’이라는 단어를 통해 억울함을 호소한 만큼 한국당의 자진 탈당 권유를 거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도자의 가장 큰 잘못은 무능이다. 잘못이 있으면 무한책임을 지는 것이 지도자의 참모습”이라며 조만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징계절차가 불가피함을 시사했다.

홍문표 사무총장은 “오늘 오후 윤리위 개최 일자를 논의할 예정이며, 현재로서는 18일 또는 19일에 열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윤리위가 혁신위원회의 권고안대로 ‘탈당권유’ 징계를 의결하고, 박 전 대통령이 의결 통지를 받은 뒤 열흘 내에 탈당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제명 처분된다.

김윤희·이은지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