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25년간 협상은 실패”
대북 ‘비핵화 목표’ 분명히해

“외교노력 하지만 군사도 준비”
틸러슨·맥매스터도 잇단 발언

18일쯤 北도발 우려 긴장고조
내달 韓美정상회담 의제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주도하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대사,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3인방’이 15일 일제히 북한을 압박하고 나섰다. 북핵 불용이라는 기본 입장은 물론, 외교적 실패에 대비한 대북 군사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도 재확인했다. 특히 이들은 지난 13일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협정 준수 ‘불승인’을 언급하면서 대북정책의 목표가 북핵 동결이 아니라 북한 비핵화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떠오르고 있는 헤일리 대사는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의 대북정책의 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했다. 헤일리 대사는 이란 핵협정 준수 ‘불승인’이 북한에 던지는 메시지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북한에 “우리가 앞으로 나쁜 합의를 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또 그는 “지난 25년간 북한과의 합의·협상은 실패했다”면서 과거처럼 북한과의 협상을 위해 과도한 ‘돈’이나 ‘인센티브’를 주지 않겠다고 명확한 선을 그었다.

특히 헤일리 대사는 “우리가 합의했다고 해서 눈감아주는 일은 없을 것이며, 우리는 합의를 계속 지켜보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합의를 되돌리거나 개정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는 이란 핵협정과 같은 핵동결 협상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부정적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향후 북한과의 협상에서도 핵동결을 목표로 한 협상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CVID)’가 목표라는 의미다.

맥매스터 안보보좌관이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핵협정이 끔찍한 정권의 핵무기 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가리개’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특히 맥매스터 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위협을 막기 위해 뭐든지 할 것이며, 군사적 옵션도 반드시 준비돼 있어야 한다”면서 대북 군사적 행동 가능성도 여전히 열어놨다.

틸러슨 국무장관 역시 이날 CNN방송 인터뷰에서 외교적 노력을 강조하면서도 “이는 첫 번째 폭탄이 투하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조건을 단 것에서도 감지된다. 현재는 외교적 대북 압박에 ‘올인’하지만, 필요하다면 군사적 옵션도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 셈이다.

이에 따라 한·미 정상이 오는 11월 초 예정된 제3차 정상회담에서 대북정책을 놓고 접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CVID’ 원칙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베를린 구상’에서 제안한 ‘핵동결 입구론’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은 핵 동결로부터 시작돼야 하며, 북한이 추가적인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해야 대화의 여건이 갖춰질 수 있다”고 밝혔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으로부터 보고받은 군사적 행동을 포함한 대북정책 옵션을 한·미 정상회담에서 꺼내놓을지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