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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째 정상… 누적관객 1위 올라
개봉 1주일만에 손익분기점 넘겨

영화 ‘범죄도시’(사진)가 ‘남한산성’의 아성을 넘었다. 주연배우의 티켓파워와 제작·배급 규모 차이, ‘19금’이라는 관람 등급을 고려했을 때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고 볼 수 있다.

‘범죄도시’(감독 강윤성)는 지난 주말(13∼15일) 95만1738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2위 ‘남한산성’(20만5247명)을 큰 격차로 누르고 지난 9일 이후 8일째 정상을 지켰다.

12일 개봉된 신작 ‘희생부활자’와 ‘블레이드 러너 2049’도 각각 18만9661명, 15만7843명을 동원하는데 그쳐 ‘범죄도시’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누적 관객수에서도 ‘범죄도시’는 15일 하루에만 36만365명을 모으며 367만3523명을 기록해 ‘남한산성’(361만6519명)을 뛰어넘었다. 지난 3일 같은 날 개봉 이후 누적 관객수에서 줄곧 1위를 지키던 ‘남한산성’은 처음으로 역전을 허용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아울러 손익분기점(약 500만 명)을 넘는 것도 사실상 어려워졌다.

배우 마동석, 윤계상이 주연을 맡은 ‘범죄도시’는 이병헌을 전면에 내세운 ‘남한산성’에 비해 약체로 분류됐으나 개봉 1주일 만에 손익분기점인 관객 200만 명을 넘겼다.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만들어낸 쾌거다.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은 영화가 추석 극장가에서 정상을 차지한 건 지난 2006년 개봉됐던 ‘타짜’ 이후 11년 만이다.

‘범죄도시’의 성공과 더불어 ‘남한산성’의 패인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훈 작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탄탄한 만듦새와 배우들의 호연에도 불구하고 상업성, 오락성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한·중 관계가 악화된 상황 속에서 한반도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외교로 꼽히는 ‘삼전도의 굴욕’을 그린 ‘남한산성’의 이야기를 관객들이 편하게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