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 접경지역 12명에 알려
대부분 사업가… 5명은 출국
中 공안 예방 조치는 이례적

중국 정부가 북·중 접경지역 우리 국민 12명에 대해 북한의 납치 등에 대비해 귀국을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중국 정보 당국이 접경지역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의 한인들에 대한 북한의 납치 및 테러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취한 조치로, 한국 정부가 아닌 중국이 적극 나섰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12일 북·중 접경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공안 당국은 18일부터 시작되는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기간에 북한의 납치 및 테러가 벌어지지 않도록 한국인 12명에게 각별히 주의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둥시 공안국은 연휴가 시작된 이달 초 해당 한인들을 경찰서로 불러 이 같은 상황을 설명하고 잠시 한국에 돌아가 있으라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귀국 권고를 받은 이들 중 5명은 한국으로 일시 귀국했으며 나머지 한인들도 현지를 벗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대부분 단둥 지역에 오랜 시간 정착해 온 사업가들로 일부 종교인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치를 통보받은 한 교민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경찰서에 불려가 지금 북측의 납치 및 테러 조짐이 있으니 잠시 한국으로 피해 있으라는 얘길 들었다”면서 “당 대회가 마무리된 다음에 다시 복귀하는 게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주선양 한국총영사관도 접경 지역에서 북한에 의한 한인들의 신변 위해 조짐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 낯선 사람과의 접촉을 경계하고, 외부에 나갈 경우 주변 사람에게 행선지를 알려줄 것을 당부했다.

신봉섭 주선양 총영사는 “과거에도 북측의 위해 조짐이 있을 때마다 총영사관 차원에서 교민들의 안전 조치를 취한 적은 있으나 중국 공안에서 나서서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