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행복수칙 8계명’ 발표한 한상우 대한불안의학회 이사장

“현재에 집중해야 합니다.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면 불행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한상우(순천향대 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사진) 대한불안의학회 이사장은 11일 “현대인들은 경제·북한 핵·사회적 불평등·폭력·살인 등으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데 자신이 이러한 불안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불안에 쫓기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이사장은 “‘앞으로 전쟁이 나면 어떻게 하지?’‘내가 예전에 강남 땅을 샀어야 부자가 됐을 텐데’ 등과 같은 과거나 미래에 사로잡히지 않고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불행하지 않게 되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한 이사장은 현대인이 불안해하는 가장 큰 이유로 사회의 복잡성을 꼽았다.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보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실제 한 이사장이 있는 순천향의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일반인 300여 명을 대상으로 국민 행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을 조사했더니 나이나 성별·결혼 유무·수입·종교·취미 생활 같은 요소는 큰 영향이 없었고, 불안과 우울함이 행복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학회는 우울과 불안을 줄이는 노력이 행복한 삶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판단하고 행복 수칙 8계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8계명은 △불안을 불안해하지 말라(불안은 인간에게 필수적인 감정, 불안할 때 생기는 신체 감각에 지나치게 예민할 필요가 없다) △불안과 더불어 살기(그 생각 안 해야지, 그때 그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그냥 친구로 데리고 살자) △초점을 바꾸어라(불안을 줄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걱정할 때 걱정하고 나머지 시간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어쩔 수 없는 것은 내버려두자(되는대로 놔두자. 지금 것도 지날 테니) △지금 여기 현재를 살자(지난 일 너무 후회 말고, 미래 일 걱정 말자)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자(진짜 긍정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자 △불안한 이유는 대부분 비합리적이거나 과거 불쾌한 경험에서 시작된 현실의 왜곡된 지각임을 인정하자 등이다.

한 이사장은 “행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첫걸음은 자신이 왜 불안한지 성찰하는 것”이라며 “불안에 쫓기지 않으려면 자기 자신을 잘 들여다보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한 이사장은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예로 들었다. 그는 “자녀에게 공부하라고 잔소리하는 부모는 자신의 불안 때문”이라며 “결국 부모는 물론 자녀도 같이 불안해진다”고 지적했다. 한 이사장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행복하며, 자신이 더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자녀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부모의 건강한 역할”이라고 조언했다.

학회는 12일부터 전국 15개 대학병원에서 이 같은 내용의 ‘행복한 삶’을 주제로 대국민 강연을 연다. 한 이사장은 “행복할 수 있는 팁 하나를 더 전하자면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잘해라’”라며 “가까운 사람에게 에너지를 쏟아야 행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