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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석 서울대 원자핵공학과장
“안정된 전기공급 어려워질 것”
공대학생회도 반대성명서 발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원자력 산업의 미래 자체를 없애겠다는 것으로, 장차 에너지 산업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산업 전반을 위협하게 될 것입니다.”

황용석(56·사진)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학과장은 11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원자력 산업의 위기와 함께 다른 분야의 위기도 초래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학과장은 “에너지 정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하는데, 정부는 탈원전을 선언한 직후 원자력 연구·개발(R&D) 산업 예산을 축소하고 현재 짓고 있는 원자력발전소까지 중단시키고 있다”며 “갑작스러운 원자력 산업의 축소로 안정된 전기 공급이 어려워지면 반도체, 자동차 등 산업 전반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 학과장은 특히 신고리 5·6호기 원전 건설 중단을 결정할 공론화위원회가 공론조사 시민참여단 등에 찬반 양측의 주장만 단순히 전달할 게 아니라, 정확한 정보에 근거해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과학기술 분야일수록 정확한 사실 전달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현재 공론화위원회는 원전 중단과 재계 측이 각각 주장하는 자료를 함께 제공하는 데 그치고 있다”며 “사실이 무엇인지 파악해 전달해주지 않으면 논쟁만 재생산될 뿐”이라고 말했다.

황 학과장은 전날 서울대 공과대학 학생회가 원전 중단 정책 반대 성명을 낸 데 대해서도 강력한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공과대 차원의 성명은 앞으로도 과학 기술 분야에서 정부가 이 같은 결정을 반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며 “정부는 이러한 목소리를 이익 집단의 주장들로 치부하지 말고 원전 중단이 갖는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날 서울대 공대 학생회는 “탈원전은 국가의 안보 등과 관련된 중요 정책 중 하나임에도 전문가의 의견이 배제된 채 충분한 논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어 공학도로서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