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10년 세율인상 효과 분석

佛·헝가리 등 절대 세수 축소
2014년이후 세율인하 움직임

최근 10년간 법인세율을 올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6개국 중 4개국의 법인 세수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세율 인상으로 정부 정책 재원을 마련하겠다던 애초 취지가 겉돌아 오히려 투자 등 기업의 경영 활동을 위축시킨 셈이다. 우리나라의 법인세율 인상 역시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정책 과제로 천명한 새 정부의 정책 추진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11일 한국경제연구원이 2005년~2014년 35개 OECD 회원국 중 법인세율을 인상한 6개국을 조사한 결과 4개국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 세수가 감소했다. GDP 대비 법인 세수 감소는 기업의 이익 증가율이 GDP 증가율보다 낮았다는 의미로 GDP 성장에 비해 기업 성장이 더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OECD 회원국 중 법인세율을 인상한 6개국은 포르투갈·칠레·프랑스·헝가리·슬로바키아·아이슬란드며 이 중 GDP 대비 법인 세수가 감소한 국가는 포르투갈·칠레·프랑스·헝가리이다. 특히 칠레를 제외한 포르투갈과 프랑스·헝가리는 세율 인상 효과보다 기업 이익 감소 폭이 커 절대적인 법인 세수가 축소됐다.

이에 따라 포르투갈·헝가리·프랑스는 2014년 이후 법인세율을 인하했거나 인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2015년 포르투갈은 법인세율을 31.5%에서 2%포인트 인하한 29.5%로 낮췄다. 헝가리도 지난해 기존 19%에서 9%로 파격 인하해 유럽연합(EU)에서 법인세율이 가장 낮은 국가로 올라섰다. 프랑스도 올해 들어 35%인 법인세율을 약 5%포인트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4개국이 특수한 상황은 아니다. 특히 같은 조사에서 높은 법인세율과 GDP 대비 법인 세수는 상관관계를 입증하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기준 35개 OECD 국가 중 한국(24.2%)·슬로바키아(22%) 등 7개 국가의 경우 법인세율은 OECD 평균 25.2%보다 낮지만 GDP 대비 법인 세수의 경우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39.08%), 프랑스(38%) 등 5개 국가의 경우 법인세율은 OECD 평균보다 높지만 GDP 대비 법인 세수의 경우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