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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글로벌 숙박 공유 업체인 에어비앤비를 불공정한 약관에 대한 시정 명령에 따르지 않았다며 28일 검찰에 고발하자, ‘세계 최초 시정 명령’이라는 수식어에 사로잡혀 시대착오적인 제재에 나선 게 아니냐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에어비앤비 숙박 서비스가 있는 191개국 중에 한국만 유일하게 에어비앤비의 약관 ‘환급정책’을 걸고넘어졌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체크인(숙박 예정일) 7일 전까지 예약 취소 시 50% 환불’이라는 에어비앤비 환불 조항이 소비자에게 과도한 손해배상 의무를 지우는 것이라며 시정 명령을 내렸고, 이에 에어비앤비는 ‘예정일 30일 이전 100% 환불’ ‘30일 미만 50% 환불’로 약관을 고쳤다. 에어비앤비는 다만 이 약관을 한국인에게만 적용했다.

공정위는 이 부분을 문제 삼아 에어비앤비 본사와 대표를 검찰에 고발하며 “세계 최초로 시정을 명령한 점에 의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플랫폼의 정책을 바꿔 세계 소비자에게 영향을 준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산업계에서는 공정위가 이를 ‘세계 최초’라고 자랑하는 게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다. 오히려 시대 변화와 상관없이 진화가 멈춘 ‘갈라파고스 규제’가 아니냐는 것이다.

에어비앤비는 현재 숙박 제공자(호스트)가 선택할 수 있는 환급 정책으로 ‘엄격’ ‘일반’ ‘유연’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 중 ‘엄격’을 선택한 호스트는 환급을 어렵게 하는 대신 집의 수준이나 관리 상태 등 서비스의 질을 높게 한다는 설명이다. 예약 취소로 다른 투숙자(게스트)의 기회를 뺏고, 호스트의 피해도 커질 수 있어 ‘엄격한’ 환급 정책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항공권 예약 취소 사례와 마찬가지로, 소비자 입장에서도 상호 이익을 보장하는 합리적 선택이라는 게 에어비앤비의 주장이다.

공유 숙박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호스트와 게스트의 거래를 ‘개인 간 거래’로 보고 있지만, 한국 공정위는 호스트를 구식 잣대의 사업자로 보고 있다”며 “혁신적 서비스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민철 경제산업부 기자 mind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