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손사래’ 유승민(앞줄 왼쪽) 바른정당 의원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당 지도부가 유 의원에게 앞줄에 앉으라고 권유했으나 유 의원은 손사래를 쳤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통합파 “왜 자강 안되는지 성찰”
자강파 “이게 보수의 개혁이냐”

유승민 사실상 全大출마 굳혀
당 안팎선 “劉가 당권 잡으면
당 쪼개지는 것은 시간문제”

바른정당 자강파와 통합파는 29일 자유한국당과 통합 논의의 중대 분수령이 될 의원총회에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채 깊은 갈등을 드러냈다. 독자노선을 강조하는 유승민 의원이 오는 11·13 전당대회에 출마하기로 마음을 굳히는 등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당 안팎에서는 바른정당이 결국 분열의 길로 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바른정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한국당과의 통합 여부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는 지난 27일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3선 중진의원들이 만찬 회동을 통해 ‘보수우파 통합 추진위원회’(통추위)를 구성하기로 의견을 모으면서 보수 대통합 이슈가 다시 당내 갈등의 불씨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통합파와 자강파는 또다시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파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현실적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보수가 분열돼서는 어느 쪽도 승리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 3선 의원들과의 모임을 주도했던 김영우 최고위원은 앞서 이날 오전 CBS 라디오 방송에 출연, “(창당 이후) 지난 8개월 동안 자강이 사실 제대로 안 됐다”며 “당 지지율이 4~5%인 상황이면 왜 자강이 안 되고 있는지 자기성찰이 먼저인데 오히려 다른 보수 야당을 공격하기에만 급급한 상황”이라며 자강파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맞서 자강파 의원들 역시 “당이 위기인 만큼 전당대회를 치러서 힘을 모으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통합하자고 말하면 국민이 우리를 어떻게 보겠냐” “보수를 개혁하자고 한국당에서 나왔는데 지금 이런 모습이 개혁이냐”고 강하게 맞받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유 의원은 조만간 전당대회 출마 여부 등에 관한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유 의원 측의 한 의원은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유동적이긴 하지만 유 의원이 추석 전에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당대회 출마 여부와 자강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유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권을 쥐는 것이 확실시되면 ‘당이 쪼개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자칫 바른정당이 (소수 정당인) ‘보수의 정의당’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