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용돈·카드값 마련위해”
일당 높고 일자리 많아 선호

10일에 달하는 추석 황금연휴를 맞아 단기 일자리를 찾는 2030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불투명한 미래에 투자하는 대신 현재의 즐거움을 위해 아낌없이 소비하는 욜로(YOLO·You Only Live Once) 트렌드 속에 카드 대금이 연체된 경우, 명절을 맞아 부모님 용돈을 드리려니 돈이 부족한 경우 등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할 상황에 처한 젊은 직장인들이 많아진 탓이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여·28) 씨는 추석을 맞아 대형마트에서 명절 선물세트 판매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했다. 박 씨는 “고가의 블루투스 스피커를 샀더니 월세에 카드대금까지 내기 빠듯해졌다”며 “그래도 추석에 부모님 용돈은 꼭 드리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연휴 초반 3일 정도 아르바이트를 뛰고 고향에 내려가려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여·30) 씨도 이번 연휴에 펫시터(애완동물을 돌봐주는 사람) 단기 아르바이트를 구했다. 김 씨는 “여름 휴가 때 좀 무리해서 여행을 다녀왔더니 카드값이 모자라더라”며 “어차피 본가가 가까워서 평소에도 자주 가기 때문에, 명절이라고 또 부모님 집에 가느니 일해서 한 푼이라도 버는 게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남들이 쉬는 연휴 시즌이야말로 일당도 높고 일자리도 구하기 쉬워 오히려 알바 하기에는 최적기라고 입을 모은다. 알바몬에 따르면 추석 연휴에 아르바이트를 하겠다며 이력서를 올려놓은 구직자들이 연휴 기간 하루 평균 28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휴가 끝난 이후의 날짜에 아르바이트를 희망한다고 등록한 구직자는 평균 약 2400명. 연휴 기간 아르바이트 희망자가 16.7%나 많다. 특히 웨딩홀 등 연회장 아르바이트의 경우, 그날그날 바로 일당이 지급된다는 장점 때문에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 한 연회장 아르바이트 구직 담당자는 “이번 추석 연휴에는 지원자 연령대가 확 올라갔다”며 “평소에는 20대 초반의 지원자가 대다수인데 이번에는 30대도 많았다”고 말했다.

김수민·김현아 기자 human8@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