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싸고 민심 양분 상태

홍콩 민주화 요구 시위인 ‘우산 혁명’ 3주년을 맞아 홍콩에서는 최루탄 강경 진압을 되새기는 시위가 열린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이 19차 전국대표대회(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사회 내부의 단속에 나선 데다 당시 강경 진압을 주도하고 이후 중국 측의 지지로 행정장관에 오른 캐리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이 홍콩 내 독립활동을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경고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홍콩 프리프레스는 28일 오후 500여 명의 시위대가 홍콩 행정부 중심지 인근에서 시위와 가두 행진을 벌인 뒤 오후 5시 58분부터 3분 동안 한 자리에 멈춰서 ‘침묵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오후 5시 58분은 3년 전 홍콩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가스를 발사한 시각이다. 이 시위는 시민헌장617 등 37개 시민단체가 참가한다.

홍콩 고등법원은 지난달 우산혁명을 이끈 주역인 학생 지도부 핵심 리더 3명에게 불법집회 참가죄와 타인참여 선동죄로 실형을 내렸다.

조슈아 웡(黃之鋒) 데모시스토(香港衆志)당 비서장, 네이선 로(羅冠聰) 주석, 홍콩전상학생연회(학련)를 이끈 알렉스 차우(周永康) 전 학련 비서장은 각각 6개월, 8개월, 7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람 행정장관은 26일 기자회견에서 “홍콩에서는 홍콩독립세력이 활동할 공간이 없다”며 더욱 강경한 조치를 예고했다. 그는 “홍콩은 중국의 특별행정구이며 1국양제(一國兩制)하에 있기 때문에 ‘홍콩 독립’을 용인할 이유가 없으며 이는 홍콩의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기본법을 위반하는 범법행위”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 산하기구인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의 신임 주임인 장샤오밍(張曉明)도 “홍콩 각계는 홍콩 독립 움직임에 대해 ‘무관용’ 자세를 취해야 한다”면서 “독립을 추구하는 행위는 범죄”라고 말했다.

홍콩 경찰은 미군에서 사이버 보안 우려를 이유로 금지한 중국산 적외선 드론을 도입해 시험 가동 중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이 드론은 시위대를 감시하는 데 이용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