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눈 감은 劉 유승민(왼쪽) 바른정당 의원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전체회의에서 눈을 감은 채 하태경 최고위원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바른정당 전대 전 발표하기로
조만간 통합추진위 결성 계획
양당 3선 의원 12명도 힘 실어

바른정당 자강파선 “해당행위”
전당대회 이전 분당 가능성도

보수통합을 주장하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이 오는 11·13 바른정당 전당대회 이전에 ‘보수우파 통합 선언문’을 발표하기로 했다. 사실상 11월 초 전당대회를 실시하기로 했던 기존 합의를 뒤집고 새 지도부 선출을 저지하자는 것이어서 보수 야권 통합 움직임이 빨라지는 형국이다. 바른정당 독자 생존을 주장하는 자강파 의원들이 이에 대해 “해당 행위” “개인적 일탈 행위”라고 비판하면서 바른정당 내의 갈등과 분열 역시 빠르게 격화하는 양상이다.

28일 한국당과 바른정당 복수의 의원들은 “빠른 시일 내 ‘보수우파 통합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11·13일 바른정당 전당대회’ 이전에 구체적인 통합 메시지를 내기로 했다”고 입을 모았다. 앞서 양당 통합파 3선 의원 12명은 하루 전인 27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찬 모임을 갖고 ‘보수우파 통합추진위’ 구성에 뜻을 모았다.

만찬을 주최한 이철우 한국당 의원과 김영우 바른정당 의원은 회동 직후 각 당 지도부에게 논의 내용을 보고하고 보수우파 통합의 로드맵을 만들어나가기로 했다. 양당에서는 추석 연휴 기간 지역 민심 청취 및 당내 인사 설득-10월 11일 ‘보수우파 통합추진위원회’ 구성 논의-11월 초 보수우파 통합의 당위성을 명기한 선언문 발표 등 로드맵이 거론된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안보위기와 적폐청산의 광풍 앞에 보수 야당들이 순혈 보수주의 싸움만 하면서 갈등하는 것은 정권을 뺏긴 데 이어 더 큰 역사적인 죄를 짓는 것”이라며 “뭉칩시다. 그것이 당을 뛰어넘어 나라를 걱정하는 수많은 국민의 염원”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국당과의 통합을 반대하는 바른정당 내 자강파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전당대회 전 당이 두 동강 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28일 열린 바른정당 최고위원회에서 진수희 최고위원은 “11월 초 조기 전당대회를 열기로 합의를 하고 바로 돌아서 합당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어떤 아름다운 언어로 포장하려 해도 정치적 꼼수”라며 “그렇게 한국당으로 귀순하고 싶으면 개별적으로 가라”고 비판했다. 진 최고위원은 “우리 앞에 얼마나 험난한 계곡이 있을지 모르지만 애초에 쉬울 것이라 생각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다”라며 울먹이기도 했다. 유승민 의원은 양당 보수통합 움직임에 대해 “개인적 일탈 행위”라며 “어제 회동 직후 김영우·황영철 의원에게 전화했는데 통화가 안 됐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이날 저녁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보수통합 움직임에 대해 공식 논의하기로 했다.

김윤희·이은지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