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요구사항 적극 수용
홍준표 대표 는‘1대1회동’ 주장

청와대가 27일 여야 지도부 초청 회동을 각 당 대표만 참석하는 만찬 형식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당초 원내대표까지 함께 초청하고 문재인 대통령 일정을 고려해 오찬을 준비했지만, 회동 성사를 위해 야당의 요구사항을 적극 수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6일에도 불참 의사를 분명히 해 지난 7월과 같이 한국당을 제외하고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 회담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병헌 정무수석이 (여야 대표 초청 회동을) 만찬으로 진행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방 일정을 이유로 만찬만 가능하다는 뜻을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청와대는 초청 대상도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 10명에서 대표 5명으로 축소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당 대표들만 참석하는 방향으로 얘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역시 국민의당이 요청한 사항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 역시 “이번 청와대 회동은 (여야 지도부) 10명을 불러놓고 사단장이 사열하듯 국민에게 보여주기식 정치쇼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하는 등 불참의 이유로 참석자가 많다는 점을 꼽고 있다.

청와대가 이처럼 야당의 뜻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홍 대표는 여전히 1대 1 회동을 주장하고 있다. 홍 대표는 이날 오전 추석 연휴를 앞두고 민생현장 방문차 송파구 송파우체국을 찾은 자리에서 “야당에 당부할 얘기가 있다면 1대 1로 불러야 해법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홍 대표의 제안과 관련, “이번 여야 지도부 초청의 의미는 여야 각 당에 안보 사안 협조를 당부하고 다당제하에서 협치 기반을 닦는 것”이라며 완곡한 거절의 뜻을 나타냈다. 청와대는 홍 대표의 참석을 위해 마지막까지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청와대는 안 대표와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아직 회동에 참석할지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병채·박효목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