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강파-통합파 갈등 고조되는 바른정당

주호영-하태경 공개 설전
일각선 全大무용론도 제기
선관위원장 영입까지 난항

바른정당이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표결 후폭풍으로 지도부 간 공개 설전이 오가는 등 갈등이 폭발하고 있다. 11·13 전당대회를 관장할 선거관리위원장 외부 인사 영입도 난항 중이다. 일각에서는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논의가 본격화하고 개별 탈당자가 발생할 경우 전대 무용론이 제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25일 바른정당은 김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당론 투표 문제를 두고 지도부 간 설전을 벌인 것과 관련해 서둘러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한 모습이다.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반대 당론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던 하태경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권고적 당론이었던 만큼 징계 사유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물론 (하 최고위원이) 논란의 소지를 만들기는 했지만 지금은 당이 위기인 만큼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누그러진 입장을 나타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통합파인 주 원내대표가 자강파로 분류되는 하 최고위원과 갈등을 빚는 모습이 자칫 통합파 대 자강파 간 대리전 양상으로 비칠 수 있는 점을 의식해 수위 조절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하 최고위원은 김 대법원장에 대해 반대 표결을 하는 것으로 정해진 당론과 달리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찬성표를 던졌고 이를 언론에 공개했다. 이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별난 사람하고는 당을 같이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며 출당 조치를 시사하는 등 강력 대응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유승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두고 최고조에 달했던 통합파와 자강파 간 갈등은 언제 어떻게 터져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실제 정치권에서는 바른정당 내 강경 통합파를 중심으로 적지 않은 수의 의원이 머지않은 시점에 당을 나와 한국당으로 합류할 것이라는 설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바른정당은 전당대회 흥행을 위해 외부의 명망 있는 인사를 선관위원장으로 영입하고자 다수 인사에게 접촉 중이지만 대부분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