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근로 중복할증 인정하면 기업부담 7兆 넘어”

경총 “中企부담만 5조 이상”
“외국인 근로자 비중만 늘것”

정부가 주당 근로시간을 최대 52시간으로 단축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핵심쟁점 중 하나인 ‘휴일근로 중복할증’을 인정할 경우 기업 부담금이 7조 원을 넘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진서 한국경영자총협회 법제1팀장은 25일 오전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서울 중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열린 ‘근로시간 단축의 쟁점과 방향’ 토론회에서 “휴일근로 8시간을 중복할증할 경우 기업들이 일시에 부담해야 하는 추가임금은 3년 치 소급분과 당해 연도 부담분을 합해 최소 7조5909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박 팀장은 “이 중 중소기업 부담분이 5조339억 원(66.3%)에 달해 경영이 심각하게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주 40시간 일한 근로자가 휴일에 일하면 하루 치 임금에 휴일근로 수당(통상임금의 50%)만 추가된다. 그런데 휴일근로 중복할증이 인정되면 휴일근로 수당 50%에 연장근로 수당 50%까지 더 받게 돼, 휴일 임금이 평일의 2배가 된다.

이와 관련,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근로시간 단축은 중소기업 입장에서 내국인의 신규 고용으로 연계될 가능성은 작고, 오히려 뿌리 산업 등 제조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 비중 증가 현상만 가중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승일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근로시간 단축과 중복할증 인정이 같이 추진된다면 최저임금 급증과 더불어 중소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외국도 휴일근로의 중복 할증에 관해 명문규정을 둔 경우는 없으며, 오히려 초과근로 할증을 현행 50%에서 국제노동기구(ILO) 권고 기준인 25%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희선 법무법인 아이앤에스 변호사도 “일본의 행정해석과 학설들도 휴일 근로와 시간 외 근로가 중복될 경우 휴일근로수당만 지급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다만 “근로시간으로 성과를 평가받기 어려운 화이트칼라 근로자들의 경우에는 업무방식에 재량권을 주고 성과에 따라 생산성을 평가하는 ‘화이트 칼라 이그젬션(White Collar Exemption)’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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