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멕시코 다시 덮친 강진 악몽

40代 한인 남성 매몰 가능성
전력·통신 끊기면서 대혼란
도시전체 연기·먼지로 뒤덮여
“울음 멈출수 없을 만큼 참담”

美 중서부도 규모 3.8 지진

지난 7일 규모 8.1의 강진으로 98명이 사망했던 멕시코에 또다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해 100여 명이 사망했다. 멕시코의 국가재난방지기구(CENAPRED)는 19일 오후 기준 최소 139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수도 멕시코시티를 비롯해 푸에블라주·멕시코주 등 도심 지역이 폐허로 변했으며, 구조가 진행됨에 따라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지진은 19일 오후 1시 15분 발생했으며 진앙지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남동쪽으로 123㎞ 떨어진 푸에블라주 라보소 지역이다. 이날 주멕시코 한국 대사관이 실종됐다고 밝힌 한인 이모 씨는 41세 남성으로, 지진 발생 시점 당시 붕괴된 건물 안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매몰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진원의 깊이는 51㎞로 측정됐다. 피해 지역은 고층빌딩 수십 채가 무너지면서 도시 전체가 먼지로 뒤덮이는 등 참담한 모습이다. 거리로 뛰쳐나온 사람들은 대피할 곳을 찾지 못해 거리를 방황하고 있으며, 전기가 끊기면서 신호체계가 무너져 차량이 도로에 뒤얽혀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건물에 화재가 발생해 추가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멕시코시티에 사는 조지나 산체스(여·52)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울음을 멈출 수가 없다”며 “이건 1985년의 악몽이 재현된 것”이라고 흐느꼈다. 멕시코 당국은 구조인력과 의료인력을 총투입해 무너진 건물 속에서 매몰자를 찾는 구조작업을 진행 중이다. 미겔 앙헬 만세라 멕시코시티 시장은 “멕시코에서만 최소 44채의 건물이 붕괴되고 30명 이상이 사망했다”며 처참한 상황을 전했다.

특히 이날은 멕시코시티 대지진 32주기다. 지난 1985년 9월 19일 오전 규모 8.1의 강진이 발생했으며, 최소 5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지난 7일 치아파스주에서는 규모 8.1의 지진이 발생해 98명이 사망하고 30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

그러나 이날 지진은 지난 7일 치아파스 지진과는 무관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 지질조사국의 폴 얼리는 두 지진의 진앙은 650㎞나 떨어져 있고 여진도 보통은 100㎞ 이내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47분쯤 일리노이 남동부에서 규모 3.8의 지진이 발생, 인디애나주와 켄터키주에서까지 진동이 감지됐다. 일리노이주는 인디애나·켄터키주 등과 함께 뉴마드리드 단층대에 속해있다. 또 이날 뉴질랜드 남부 해역에서도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했으나 쓰나미 경보는 발령되지 않았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