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권성동 위원장에 사퇴 요구
한국당 “절대 불가” 방침 고수

더불어민주당이 ‘강원랜드 채용 특혜’ 의혹을 받는 자유한국당 소속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 대해 집요하게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검찰 수사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게 공식적인 명분이다. 권 위원장과 야당 측은 확인도 안 된 사실을 근거로 동료 의원에 대해 정치적 공세를 펴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주장한다.

법사위원회는 각 상임위에서 심의된 법안의 마지막 심사를 담당하는 위원회다. 법사위원회가 법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으면 본회의 상정을 할 수 없다. 결국 민주당의 공세는 오는 12월 초까지 이어지는 정기국회에서 문재인 정부 개혁 법안을 좀 더 수월하게 처리하기 위해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이번 정기국회에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방송관계법 개정안 등 문재인 정부의 핵심 개혁 법안들이 심의를 기다리고 있고 대부분 여야의 첨예한 공방이 예상되는 법안들이다. 그만큼 법사위원장의 권한도 막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법사위는 주요 법조 현안을 다룰 뿐만 아니라 다른 상임위에서 올라온 법률안을 본회의에 회부하기 전 마지막으로 심사하는 역할을 하며, 특히 법사위원장은 상임위 소집은 물론 직권으로 안건 및 법률안을 상정하고 심사 소위에 회부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실제로 공수처 설치에 관한 법률의 경우 권 위원장이 “당론은 물론 개인적으로도 절대 반대”라며 법사위 통과 저지 의지를 여러 차례 피력한 바 있어 최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같은 이유로 한국당은 법사위원장 사퇴는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미 합의한 원 구성을 근본적으로 뒤집자는 건가”라고 반문하며 “(여야가 합의한) 국회의장을 바꿀 수 없듯이, 법사위원장도 바꿀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반면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법사위원장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은 법사위원뿐 아니라 민주당 전체의 의견”이라고 주장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