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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시간선택제’ 사례

우리나라가 유연근무제 도입에 이제 막 시동을 거는 동안 해외 선진국은 이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오래전부터 지속해 왔다.

그중에서도 네덜란드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국가로 꼽힌다. 네덜란드의 유연근무제 도입은 노동 효율성 제고와 인재 확보 차원에서 이뤄졌다. 그 시작은 지난 1982년 사회적 대타협 ‘바세나르 협약’이었다. 네덜란드의 노사정 대표는 오랜 진통 끝에 바세나르 협약을 체결하고 이를 통해 노동계의 임금 인상 요구 억제와 경영계의 근로시간 단축을 이뤄 냈다.

협약 이후 기업의 임시직과 파견근로자 고용이 자유로워졌다. 고용 유연성이 높아지자 네덜란드 정부는 유연한 고용에 대한 보호를 강화했다. 이를 위해 네덜란드 정부는 1993년부터 최저임금제를 시간제 노동자에게도 적용했다. 3년 뒤에는 임금·연장근로수당·보너스·훈련·휴일급여 등의 고용조건을 전일제 근로와 동등하게 하는 ‘근로시간에 따른 차별 금지법’도 제정했다.

이후 네덜란드의 고용률은 급격히 높아졌다. 1980년 54.5%이던 고용률이 지난해에는 74.0%까지 상승했다. 네덜란드의 시간제 근로자 비율은 2014년 기준 39.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반면 유럽연합(EU) 공식 통계기구인 유로스탯에 따르면 네덜란드의 청년(20~24세) 실업률은 6.9%로 EU 28개 회원국 중 가장 낮다. 유엔지속가능개발연대가 올해 발표한 세계 행복지수에 따르면 네덜란드는 6위를 기록해 56위인 한국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제통화기금(IMF)의 국내총생산(GDP) 순위에서 11위에 있는 한국의 행복지수가 17위인 네덜란드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정이다.

독일 역시 지난 1969년 공무원의 시간선택제 근무를 도입한 데 이어, 2001년부터 ‘시간선택제 근무 및 임기제 근무에 대한 법령’을 시행 중이다. 이 법은 차별금지,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 통상근로자 채용 시 시간제 근로자 우선 배려, 근로 형태 전환 거부로 인한 해고 금지 등을 골자로 한다. 이 법에 따라 근로자 15인 이상 사업장에서 6개월 이상 근무한 모든 근로자는 시간선택제 근무를 자유롭게 신청할 수 있다.

영국은 2000년 전일제 근로자보다 적게 일하는 시간제 근로자를 동등하게 대우해 차별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시간제 근로자법’을 제정해 시행 중이다.

스웨덴은 1982년 근로시간법을 제정, 시간제 근로가 남용되지 않도록 시간제 근로자의 연간 초과근로시간이 200시간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