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안철수(왼쪽) 국민의당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북핵 관련 최고위원-국회의원 조찬 세미나에서 이용호 정책위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국민의당, 북핵 관련 토론
햇볕정책 계승 놓고 충돌

김중로·이언주·최명길 등
“核 이외에는 카드가 없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민의당 내에서 전술핵무기 재배치 및 핵무장론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이는 김대중(DJ) 정부부터 이어 온 햇볕정책 및 ‘한반도 비핵화’ 당론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민의당 의원들은 18일 오전 국회에서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위협 관련 대응 방향 및 해법’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전술핵 재배치 등 대북정책 변경 여부를 놓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안철수 대표는 “북한의 6차 핵실험은 ‘게임 체인저’(어떤 일에서 결과나 흐름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만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나 사건)를 의미한다”며 “한반도 정세가 구조적으로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해 우리가 해야 할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술핵 재배치까지 포함한 대북 대응책을 논의한 자리에서 ‘모든 옵션’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김중로 의원은 좀 더 노골적으로 “나도 비핵화의 신봉자였는데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모든 수단이 안 먹힌다. 이제는 핵 이외에는 먹히는 카드가 없다”고 말했다. 윤영일 의원 역시 “국제정치에서는 대화도 힘을 전제로 한다. 우리가 얘기하는 힘은 전술핵 아니냐”며 “대화론은 공허하다”고 지적했다. 최명길 의원도 “핵 안전보장협정을 얻어내기 위해 한국 정부가 전술핵 재배치를 요구하는 것도 여러 옵션 중에 (하나로)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언주 의원은 더 나아가 “자체적 핵 개발을 비롯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무현 정부 통일부 장관 출신의 정동영 의원은 “전술핵 재배치를 당론으로 채택하는 문제는 내가 누구인가, 누구를 계승하고 발전시킬 것인가의 문제”라며 당 일각의 대북 강경론을 비판했다. 또 박지원 의원도 “전술핵 배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할 필요가 없다”며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국민의당 안팎에서는 안 대표가 그동안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고 강조해 온 만큼 안 대표 체제에서 국민의당의 안보 우클릭 행보가 갈수록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국민의당은 이날 제2 창당위원회 산하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안 대표를 선임했다.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최명길 의원을 임명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