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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더 많아”… 단속효과 한계
과거 유흥업소 직원이 주고객층
최근엔 연예인·일반인까지 이용
전문가 “고급 택시 도입 검토를”

고급 승용차를 이용해 승객을 목적지까지 태워다 주는 무허가 자가용 운행 영업(일명 콜뛰기)이 경찰 단속에도 불구하고 서울 강남 일대에서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불법 콜뛰기는 적발되더라도 영업 수익이 벌금을 웃돌기 때문에 쉽사리 근절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과거엔 주로 유흥업소 종사자 등이 콜뛰기의 주 고객이었지만, 최근엔 연예인·일반인 등으로 이용자 폭이 넓어져 수요가 증가하면서 불법 콜뛰기가 더 성행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최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염모(41) 씨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염 씨는 강남 일대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종업원 등을 상대로 수입차를 이용해 불법 택시 영업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염 씨는 문화일보 취재진에게 “한 해에 네 번 정도 입건되는데도 영업을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는 콜뛰기로 버는 돈이 벌금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현장 취재 결과 콜뛰기는 실제로 성업 중이었다. 지난 7일 오후 10시쯤 강남구 논현동 논현초등학교 인근의 미용실과 메이크업 전문 숍 주변. 벤츠·BMW 등 고급 수입차들이 줄지어 주차돼 있었다. 이 차들은 대부분 내부가 전혀 보이지 않도록 짙게 선팅돼 있었고, 미용실 등에서 나오는 여성들을 태워 어디론가 이동했다. 주변 미용실 관계자들은 “유흥주점이 밀집된 논현동 등에서 24시간 대기하다가 고객 연락을 받고 영업을 하는 콜뛰기 차”라며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주로 몸단장을 마치고 이 차들을 이용해 출근한다”고 말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90조 1항에 따르면, 무면허·무등록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인 콜뛰기 영업을 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게 돼 있다. 그러나 실형을 선고받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수십~수백만 원 정도의 벌금형에 그친다는 게 콜뛰기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고급 승용차로 편안하게 목적지에 데려다주는 데다 사생활을 보장해 주기 때문에 ‘개인 맞춤형 운송수단’으로 콜뛰기의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불법 영업 근절을 막는 원인으로 꼽힌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콜뛰기를 근절하려면 영업을 하는 공급자 단속뿐만 아니라 고객 수요 문제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며 “불법 영업은 더욱 강력하게 처벌하되, 고급 승용차 수요 충족을 위해 외국의 우버택시 같은 제도의 도입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