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스리그 도르트문트戰 선제골
4개월만에 ‘시원한 득점포’
통산 5골… 4골 박지성 넘어서

폭발적 스피드·드리블 살아나
부상 후유증 완전히 떨쳐낸 듯

손흥민(25·토트넘 홋스퍼)이 박지성(36)을 뛰어넘었다.

손흥민은 14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의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1차전에 선발로 출전해 기선을 제압하는 선제골의 주인공이 됐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기용된 손흥민은 전반 4분 트레이드마크인 폭발적인 스피드와 드리블로 균형을 깨뜨렸다. 하프라인에서 해리 케인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페널티 박스까지 질주한 뒤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 네트를 흔들었다. 올 시즌 첫 골이자, 잉글랜드로 옮긴 뒤 손흥민의 30번째 골. 독일 분데스리가를 포함한 유럽무대 통산으로는 79번째 골이다.

손흥민은 후반 6분과 후반 26분에도 날카로운 슈팅을 날려 도르트문트를 위협했고, 후반 38분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홈팬들은 손흥민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토트넘은 3-1로 승리하고 승점 3을 확보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한국인 UEFA 챔피언스리그 최다골을 작성했다. 손흥민은 독일 레버쿠젠 소속이던 2014∼2015시즌부터 챔피언스리그에서 득점포를 가동했고, 도르트문트전에서 골을 보태 통산 5득점이 돼 4골인 선배 박지성을 넘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모두 21골을 넣어 31년 만에 유럽무대 한국인 단일 시즌 최다 득점과 프리미어리그 아시아인 단일 시즌 최다득점(14골)을 작성했었다.

올 시즌 손흥민의 첫 골이기에 더욱 반가운 일. 이번 시즌은 한 달 전 개막됐고, 4라운드까지 진행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손흥민은 골을 넣지 못했다. 손흥민이 득점한 건 지난 5월 19일 레스터시티와의 경기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지난 6월 카타르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8차전에서 팔이 골절돼 고생했던 손흥민은 이번 득점으로 부상의 후유증에서 벗어났다는 걸 알렸다. 손흥민은 도르트문트 천적이다. 분데스리가 시절부터 이날까지 통산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9경기에 출장, 7득점을 올렸다. 도르트문트는 검정과 노랑으로 어우러진 유니폼 때문에 ‘꿀벌 군단’으로 불리며, 손흥민은 도르트문트에 강하기에 ‘양봉업자’로 불린다.

토트넘은 도르트문트를 꺾으면서 ‘웸블리 스타디움 징크스’에서 벗어났다. 새로운 홈구장을 건설 중인 토트넘은 웸블리 스타디움을 임시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 경기 전까지 치른 2경기에서 1무 1패로 승리가 없다. 지난 시즌 토트넘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클럽대항전 4경기에서 1승 1무 2패로 부진했고, FA컵 4강전에선 첼시에 패했었다.

그래서인지 손흥민은 도르트문트와의 1차전 직후 “(징크스를) 깼다”면서 “앞으로도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좋은 결과를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우리는 모든 포지션에서 모든 상황에 대비해 슈팅을 훈련한다”면서 “훈련 과정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고, 훈련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덧붙였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