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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주류 성향 대통령 탄생에
기존 로비스트들 영향력 급감

트럼프캠프 출신 르완도스키
록히드마틴 문제해결 등 활약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1월 출범한 뒤 정·관계 로비스트가 즐비한 워싱턴의 K 스트리트에도 ‘아웃사이더’ 열풍이 불고 있다. 공화·민주당 주류 세력을 비판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하면서 기득권층과 탄탄한 인맥을 맺어놓은 기존 로비스트가 급격히 영향력을 잃고 있고, 이 틈을 타 트럼프 행정부와 연이 있는 ‘신흥’ 로비스트들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 반(反)주류 성향의 ‘아웃사이더’ 대통령이 전통적인 로비스트가 즐비했던 K 스트리트 지형도 바꿔놓고 있는 셈이다.

최근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현재 워싱턴 K 스트리트에서 가장 ‘핫’한 로비스트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캠프의 선거대책본부장을 역임했던 코리 르완도스키다. 중앙 정계에서는 ‘듣보잡’이었던 뉴햄프셔주 선거전략가인 르완도스키는 2015년 대선 출마를 선언했던 비주류 중에서도 비주류였던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워지면서 캠프 선대본부장까지 꿰찬 인물. 르완도스키는 지난해 6월 선대본부장에서 경질되기는 했지만, 워싱턴에서 거의 유일하게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인맥에 다가갈 수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르완도스키가 2월 트럼프 캠프 출신의 배리 베넷과 함께 설립한 로비회사 ‘애비뉴 스트래티지스(Avenue Strategies)’는 월풀과 록히드 마틴의 로비 업무를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군수업체 록히드 마틴은 1월 트럼프 대통령의 “F-35 전투기 가격을 낮추겠다”는 트위터 폭탄선언 이후 주가가 하루 만에 4% 급락하는 ‘참사’를 겪었고, 결국 르완도스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록히드 마틴은 르완도스키의 로비 덕분에 트럼프 대통령이 2월 말부터 록히드 마틴에 대한 공격을 멈췄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는 칭찬까지 들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 정부도 트럼프 행정부와 연이 있는 로비스트 고용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대선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대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민주당 인맥 형성에 ‘올인’했던 뉴질랜드가 대표적으로, 충격적인 대선 결과 직후 신규 로비업체를 고용해 트럼프 행정부에 끈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K 스트리트의 로비업계도 큰 변화를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통적 화법과 불예측성이 새로운 로비 방식을 요구하고 있는 데다, ‘아웃사이더’인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인맥에 접근할 수 있는 로비스트는 극히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르완도스키 등 일부 로비스트의 몸값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실제 르완도스키는 통상적인 로비업체의 수수료 월 1만∼1만5000달러(약 1120만∼1690만 원)를 훨씬 뛰어넘는 5만 달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기존 로비업체들도 트럼프 인맥에 닿는 인사 영입에 혈안이 돼 있다. 워싱턴의 대규모 법률회사(로펌)인 ‘덴턴스(Dentons)’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로비 업무를 위해 트럼프 캠프 고문역 출신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을 선임고문으로 영입했고, 워싱턴의 대형 로비회사인 ‘베이커호스테틀러(BakerHostetler)’도 트럼프 캠프에서 정무국장을 지낸 짐 머피를 영입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