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법원 앞날은… 눈 감은 대법원장 양승태(오른쪽부터) 대법원장이 김용덕·고영한 대법관 등과 함께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법원의 날 기념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법원의 날’ 사법 독립 강조
법원행정처 개혁 논의 관련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

양승태 대법원장이 13일 법원의 재판에 대한 외부의 비판이 도를 넘었다면서 사법부 독립을 강조하며, 재판 독립을 위협하는 부당한 시도에 대해 법원 구성원이 의연하게 대처해 달라고 주문했다.

양 대법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법원의 날 기념식에서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사법권 독립의 참된 의미를 되새겨 보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양 대법원장은 “사법권 독립의 최우선적 가치는 정치권력이나 외부세력 소송당사자 등으로부터 어떠한 부당한 간섭이나 영향력도 배제한 중립적이고 공정한 재판을 통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내실 있게 보장하는 데 있다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근래에는 상이한 가치관 사이의 이념적 마찰이나 이해관계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법원이 행한 재판에 대해 건전한 비판의 수준을 넘어선 과도한 비난이 빈발하고 있다”며 “이는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진행돼야 할 재판에 부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현상으로서 재판 독립에 대해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검찰이 청구한 영장에 대해 법원이 잇따라 기각한 데 대해 서울중앙지검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검찰과 법원의 갈등으로 비화한 사건과 무관치 않은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우리 사법부 구성원 모두는 오로지 국민이 부여한 재판 독립의 헌법적 책무를 다하기 위하여 이와 같은 부당한 시도나 위협에 대하여는 의연히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양 대법원장은 또 법원행정처 개혁 논의와 관련, “개개의 법관들이 스스로의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오로지 재판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바람직한 사법행정의 모습을 구현하는 일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됐다”며 “최근 법원 내부에서의 논의 역시 성숙한 형태로 진행돼 사법의 독립을 굳건히 확립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더욱 두텁게 보장하는 계기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