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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진 후보에‘최후통첩’파장

‘朴, 청문회서 해명 부족’ 판단
사퇴 땐 文정부 ‘7번째 낙마’

與 “쌓여왔던 인사 불만 폭발
무조건 靑 따르진 않는단 뜻”

더불어민주당이 13일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야당들과 함께 ‘부적격’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박 후보자에게 자진사퇴 시한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청와대의 인사에 대해 집권 여당이 국회 인사청문회라는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반기를 든 것이어서 파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향후 추가적인 인사뿐 아니라 국정 운영 전반에 걸쳐 당·청 간 긴장도가 높아지고 갈등 국면으로까지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박 후보자 인사청문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을 위해 소집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회의는 이날도 연기를 되풀이했다. 전날(12일)에 이어 이날도 민주당이 “말미를 달라”며 연기를 거듭 요청한 탓이다. 이는 여당이 박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입장을 채택하기까지 상당한 고심을 거친 흔적이 보이는 부분이다.

이날 오전 10시 30분으로 예정됐던 산자중기위 여야 4당 간사 회동은 정시에 열리지 못했다. 야당 간사들은 모두 도착했지만, 홍익표 민주당 간사가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와 막판 입장 조율을 하느라 늦었다. 10시 48분쯤 도착한 홍 의원은 곧이어 회의장을 빠져나가 수석전문위원실로 이동했다. 수석전문위원실 안에서는 “아이고, 에휴” 등 한숨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오는가 하면 “지금 몇 번을 연기했는데 이런 소리를…” 등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홍 의원이 다시 11시 2분쯤 간사회의장으로 들어간 직후 장병완 산자중기위원장이 전체회의 연기와 함께 “민주당이 박 후보자 자진사퇴 시한을 주기로 했다”는 발표를 내놨다.

민주당이 야당들과 함께 박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의견을 모은 이유는 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도 ‘뉴라이트 사관’ 등 각종 논란을 뒤집을 만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후보자 임명 반대 의견이 대다수지만 인사청문회 바로 다음 날(12일) 부적격 의견을 채택하는 것은 여당으로서도 부담이었던 게 사실”이라며 “청와대와 박 후보자에게 (임명 철회나 자진 사퇴의) 시간을 준 의미인데 청와대가 뚜렷한 견해를 밝히고 있지 않아 애매했던 상황”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상황에서 박 후보자까지 낙마하는 것은 여권으로서도 만만찮은 결정이다.

여당이 문재인 정부의 인사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창구를 통해 비토를 놓으면서 향후 당·청 관계는 이전과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그동안 청와대 인사에 대해 쌓였던 불만이 박 후보자 건으로 폭발한 것”이라며 “어려운 결정이지만 여당이 무조건 청와대 뜻에 따르지 않는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문재인 정부 안착을 위해 목소리를 낮춘 채 협조해 온 여당이 본격적으로 제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동하·박효목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