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부가 생약 관리에 나선 가운데 국가생약자원관리센터 연구원이 한약재의 모양과 색깔 등 성상을 관찰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41) 생약 표본 확보 시급

형태·검사로만 起源 불분명
유사생약·위품 갈수록 늘어
種別표본 확보 진위 가려야

수입 약재 비용도 점차 증가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져

정부, 옥천 이어 제주센터 조성
전략적으로 표준품 육성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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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감초, 녹용, 강황, 백수오 등과 같은 각종 생약은 건강기능식품이나 한약은 물론, 화장품 등을 통해서도 흔하게 접할 수 있다. 생약이 인기를 얻자 중금속 오염, 잔류농약 등 유해물질 오염과 함께 기원이 확실하지 않거나 잘못된 약재를 사용해 문제가 됐다는 소식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불량 생약은 생약 자체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국민 불안감 역시 높인다. 생약은 명확하게 구분되는 화학물과 달리 동식물에서 유래하는 만큼 다양한 유사 생약 및 위품들이 많아 관리가 어렵다. 또 최근 나고야(名古屋) 의정서가 발효되면서 각국의 생약이 자원으로 인정받게 돼 국가 간 생약 자원 확보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규격에 맞는 정확한 원료 약재가 제대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올바른 생약의 표본 확보가 요구되고 있다.

◇생약 자원 표준의 중요성 = 생약 또는 그 추출물을 원료로 하는 제품은 수없이 다양하고 많을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같은 유연 식물이라 하더라도 식물은 기본적으로 종이 다르면 유전형질이 다르다. 이 때문에 외관상의 식물 형태에 차이가 있고 함유 성분과 발현하는 생리 활성이 달라지며, 용도 및 적응증도 달라진다. 그만큼 기원이 중요하다. 생약의 기원은 한약재가 식물·동물·광물학적으로 어떤 종류인지를 밝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감초’의 기원은 감초의 뿌리와 뿌리줄기를 말하며 ‘갈근’은 칡의 뿌리, ‘오가피’는 오가피나무 및 근연 식물의 뿌리껍질 또는 줄기껍질 등을 의미한다.

문제는 보통 절단 가공된 한약재의 경우 기원에 따른 종의 감별이 형태 관찰 및 검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정밀검사로도 가능하지만 이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결국 생약 활용제품의 고품질 확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종까지 확인된 정확한 기원의 식물을 원료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 생약의 기원 식물들을 종별로 확보해 표본으로 제시하고 그 차이를 명확히 함으로써 정확한 기원의 생약이 사용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이나 일본, 한국 등은 생약 자원 표준 기관을 국가에서 운영하고 있다.

◇생약 가격 인상 우려 = 경제적 측면에서도 생약 자원 표준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 8월 ‘나고야 의정서’가 발표됨에 따라 유전자원을 이용하는 나라는 제공 국가에 미리 통보해 승인받고 그 자원에 대한 이익은 배분해야 하는데, 유전자원 범위에 생약은 물론 생약에 대한 전통지식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즉 중국이나 동남아 등의 아열대 지역에서 생약을 수입하면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된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수입 약재의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소비자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감초’ ‘육계’ ‘용안육’ ‘녹용’ 등의 약재는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실제 최근 중국 정부가 로열티 범위를 최대치인 10%까지 요구할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수입가격의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관계자는 13일 “중국의 나고야 의정서 비준으로 생약 자원 수입 시 막대한 로열티 지출이 예상된다”며 “한국환경정책평가원은 유전자원 도입으로 인한 추가 지불 예상 금액이 매년 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곧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생약 자원의 관리 중요성 = 정부도 생약 자원을 과학적으로 관리하고 육성·보존하기 위한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현재 충북 옥천에 조성한 국가생약자원관리센터에서 300여 종의 온대성 생약 자원 및 3000여 종의 생약표본을 확보해 보존하고 있다. 옥천센터에서 마련된 정보는 데이터베이스(DB)화해 ‘생약종합정보시스템(www.mfds.go.kr/herbmed/index.do)’을 통해 산업계, 학계, 연구계, 관련 부처 등에 제공하고 있다. 정부는 옥천센터의 운영을 토대로 제주도에 아열대성 생약을 집중 관리 육성하는 ‘제주 국가생약자원관리센터’도 추가로 조성할 방침이다. 우리나라 기후 특성상 아열대 생약의 표준확보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실제 아열대 생약의 경우 수입액 규모는 2012년 145억8700만 원에서 지난해 206억5500만 원으로 늘어났지만, 국내 생산 규모는 같은 기간 193억7200만 원에서 174억8700만 원으로 줄었다. 아열대성 생약 130종 중 우리나라 표준품으로 확보한 비율은 10%(13종)에 불과하다. 정부는 향후 제주센터 조성을 통해 표준품을 전략적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제주센터가 개소하면 아열대성 생약 130종, 해양성 생약 15종, 수생 생약 9종의 확보와 보존, 연구 등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