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획재정부·한국은행·국제통화기금(IMF)·피터슨연구소 공동으로 주최한 국제콘퍼런스 참석차 방한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한국의 투자매력 저하되고
4차혁명 전환 발목 잡을 것”

라가르드 IMF 총재 이어
국제신평사들 우려 잇따라
“J노믹스 방향성 재검토해야”

한국을 방문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문재인 대통령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경고한 데 이어 세계적인 시장 조사기관에서도 세법 개정안이 한국 경제의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는 지적을 내놨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 그룹이 운영하는 민간 시장조사기관 BMI리서치는 최근 발표한 ‘비즈니스 환경을 저해할 수 있는 세법개정안’ 보고서를 통해 “세법 개정에 따라 한국의 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보고서는 “세법 개정에 따라 한국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 부담이 늘어나는 등 한국의 투자 매력도가 저하될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어 “문 대통령의 증세 계획은 5년간 계획된 공약을 실행하는 데 부족해 국가 채무를 더욱 늘리게 될 수밖에 없다”며 “더 큰 문제는 연구·개발(R&D)과 투자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이 줄어듦에 따라서 한국의 4차 산업혁명 전환 시도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또 “법인세 인상, 양도 소득세 증액, 기업 투자 촉진을 위한 세금 또한 한국의 국내 투자 감소로 이어진다”고도 언급했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소득주도 성장을 강행하면 애초 기대한 효과를 제대로 얻지 못하고 국가 채무만 늘리게 될 뿐만 아니라, 중요한 성장 동력마저도 꺾을 수 있다는 것이다.

BMI리서치는 앞서 다른 보고서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표하며 “문재인 정부의 전략은 민간 일자리 창출을 막고 있는 근본 문제들을 해결하기보다는 공공부문 비대화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은 11일 라가르드 IMF 총재가 한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나왔다.

라가르드 총재는 프랑스 재무장관 재임 경험을 토대로 “소득주도 성장 정책은 경제성장 속도에 맞춰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구체적인 예로 “최저임금을 올리면 소비로 내수를 진작할 수 있지만, 임금 인상 속도가 (경제 성장에 비해) 너무 빠르면 저숙련 노동자들이 되레 도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는 “라가르드 총재의 경고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전반의 방향성 등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