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속성으로 자격증 취득
규제 부족… 부작용 피해 급증

세계 7위의 ‘성형대국’ 콜롬비아에서 성형수술 부작용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만 총 43명이 숨졌는데 해외에서 속성으로 성형기술을 배우고 온 의사들이 자국에서 쉽게 영업 자격을 취득하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프랑스 국제방송 프랑스24는 “콜롬비아에서 성형수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안전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채 성형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실제로 콜롬비아 국립법의학연구소에 따르면 2015년에는 성형수술 부작용으로 13명이, 2016년에는 30명이 숨지는 등 성형외과 의료사고가 늘어가는 추세다. 프랑스24는 “환자가 사망에 이른 극단적인 경우는 소수이고 훨씬 더 많은 여성이 성형수술 후 염증, 이물감, 상처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전했다.

콜롬비아에서 유독 성형외과 의료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것은 자격 미달의 의사들이 영업 자격을 쉽게 취득할 수 있고 이와 관련한 규제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근 외모에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면서 콜롬비아 의대생들 사이에선 성형외과 전공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단, 콜롬비아에서 영업 자격을 획득하려면 4년이 걸리기 때문에 많은 의대생이 해외 의료기관에서 6개월~2년간 속성으로 성형수술을 배우고 자국에서 영업 자격을 얻는 방법을 선호하고 있다.

이렇게 영업 자격을 얻은 의사들은 고객을 불러모으기 위해 싼 가격에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의 성형수술 비용과 비교하면 25~50% 정도 저렴해 해외에서도 콜롬비아에 성형수술을 받으러 올 정도다. 성형 수요에 응하기 위해 하루 동안 한 사람에게 지방흡입수술, 가슴확대수술, 코수술 등을 한꺼번에 시행하는 사례도 나올 정도다. 의사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불법 성형시술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콜롬비아는 외모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분위기가 강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국제미용성형외과학회(ISAPS)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콜롬비아는 전 세계에서 7번째로 성형수술이 많이 이뤄지는 국가다. 2015년 한 해 동안만 공식적으로 총 54만8638건의 성형수술이 보고됐다. 성형수술 건수가 가장 많은 국가 1위는 미국이고 브라질과 한국은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