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평화연구원, 132명 조사
28% “北 30년이상 유지될 것”

북한이 29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북태평양에 떨어뜨리는 도발을 또 감행한 가운데, 김정은 체제가 굳건해지고 있다는 인식이 북한 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은 30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2017 북한 사회변동과 주민의식 변화:병진노선의 두 얼굴’ 토론회에서 통일평화연구원이 지난해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 132명을 대상으로 올해 6∼8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서보혁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연구교수에 따르면, ‘북한에 살고 있을 때 북한 정권이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 ‘30년 이상’이라는 응답자가 28.2%에 달했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이런 답변이 16.7%에 불과했다.

북한에 있을 때 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직무평가에 대해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69.7%에 달한 것과 상반된 결과다. 결국 정권에 대한 지지도와 무관하게 김정은 체제 자체는 이미 공고해졌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연구진은 “김정은이 여러 대내외적 악재에도 경제 성장을 거두고 핵무장을 계속하는 등 체제 유지 기반을 다져가는 모습을 지켜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통일에 대해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동준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응답자의 55.7%가 ‘북한에 살 때 통일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며 “‘10년 이내에 가능하다고 생각했다’는 응답은 26%로 지난해(44.9%)에 비해 급감했다”고 밝혔다.

김수민 기자 human8@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