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재용 선고 공판 생중계·촬영 불발
박근혜·최순실 경우 공익 인정될듯
원세훈 파기 환송심 생중계 관측도

사법 사상 최초로 생중계될 것으로 예상됐던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등 선고 공판 중계가 무산됨에 따라 향후 어떤 재판이 ‘생중계 1호’ 사례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생중계 1호가 유력한 재판으론 박근혜(65) 전 대통령과 최순실(61)씨 등의 선고 공판이 꼽히고 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7월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 개정을 의결하면서 재판장 허가에 따라 1·2심 주요 사건 판결 선고에 대한 재판 중계방송을 가능하게 했다. 다만 피고인 동의가 없는 경우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중계를 허용하기로 단서 조항을 뒀다.

관련 규칙 개정후 법조계는 부회장 등 선고 공판이 생중계 1호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공익 목적이 인정되는 주요 사건이라는 점과 국민적 관심사 등이 근거였다.

그러나 이 부회장 등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는 선고 이틀 전인 지난 23일 생중계 촬영 및 중계를 허용하지 않았다. 공공의 이익이 피고인들의 손해보다 크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아울러 피고인이 중계·촬영에 동의하지 않은 점, 유죄가 선고될 경우 국민이 1심 판결을 마치 확정된 판결처럼 여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점도 근거였다.

이후 법조계에서는 이 부회장 사건보다 ‘공익’이 인정되는 재판이 무엇이 있을지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그중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재판이 가장 유력하다는게 대체적인 평가다. 전직 대통령의 뇌물수수 및 ‘국정농단’의 배후로 지목된 자의 재판인 만큼 공익이 충분히 수긍될 정도로 인정된다는 것이다.

재판 시작 전 언론의 촬영이 허가된 점도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준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 등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1차 공판 시작 전 피고인들의 입장 모습 등에 대한 촬영을 허가한 바 있다.

대법원이 법관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등 재판 중계 논의를 재개한 시점이 박 전 대통령 재판 시작 무렵인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박 전 대통령 재판이 생중계 1호가 되지 않는다면 2심이 진행 중인 사건 중에서 사례가 나올 수도 있다. 대법원의 규칙 개정은 1·2심 주요 사건 판결 선고에 대한 중계방송을 가능케 한 만큼 항소심 재판도 대상이 될 수 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져 항소심이 진행 중인 사건 중 ‘삼성 합병 의혹’ 피고인인 문형표(61)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61)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재판,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피고인인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5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의 재판 등이 물망에 오른다.

또 최씨 딸 정유라(21)씨의 이화여자대학교 특혜 비리로 재판에 넘겨진 최경희(55) 전 이대 총장 등 이대 교수들의 항소심 재판도 있다.

국정농단 관련 특검법상 1심 판결은 공소가 제기된 날로부터 3개월 이내, 2·3심은 하급심 판결 뒤 2개월 안에 심리를 끝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권고 사항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규정에 비춰보면 박 전 대통령 1심 선고와 다른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 선고 기일이 엇비슷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정농단 관련 사건 외에도 선고 공판 생중계 가능성이 제기되는 재판들도 있다.

한 예로 검찰에서 한창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이 있다. 이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져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인 원세훈(66) 전 국정원장의 선고는 오는 8월30일 예정돼 있다.

검찰은 지난 8월24일 추가 증거 제출 등을 이유로 법원에 선고를 연기하고, 변론을 다시 열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변론이 재개된다면 추가 심리가 이뤄진 뒤 선고 기일이 결정될 때 중계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다.

<뉴시스>

<저작권자ⓒ '한국언론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