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서울=뉴시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25일에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전자 전·현직 임원들에게 법원이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

법정형 가장 높은 범죄 기준 징역 하한 5년, 상한 45년
재판부 재량으로 절반 감경하면 최하한은 2년6개월
“법에서 허용하는 가장 낮은 형으로 선고한 것 아냐”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징역 5년 실형을 선고받음에 따라 법원이 형량을 결정한 셈법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유죄 정도에 비해 양형이 가벼운 게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앞서 박영수 특검은 징역 12년을 구형한 바 있다.

25일 법원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총 5개의 혐의를 받았다. 죄명으로는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이 있다.

특검은 뇌물공여 혐의 액수를 298억2535만원(약속 433억여원)으로 봤다. 이 가운데 법원이 유죄로 인정한 액수는 89억여원이다.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 관련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것이다.

뇌물혐의 중 액수가 가장 큰 부분이 무죄가 되면서 횡령액도 낮게 책정됐다. 승마 지원 과정에서 64억여원을, 영재센터 지원 과정에서 16억여원이 횡령액이 됐다.

재산국외도피 혐의는 특검이 주장한 78억원에 못 미치는 37억여원만 유죄로 판단됐다. 범죄수익 은닉 혐의는 일부 무죄, 위증죄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유죄가 인정된 범죄사실을 바탕으로 형량을 계산했다.

당초 특검이 주장한 50억원 이상 재산국외도피 혐의가 그대로 받아들여졌을 경우 10년 이상 징역이나 무기징역 선고가 가능했지만, 일부 혐의만 인정됨에 따라 법정형이 징역 5년 이상 30년 이하로 낮아졌다. 인정된 횡령죄 역시 법정형이 같다.

법원은 인정된 혐의 중 가장 형량이 무거운 이들 두 혐의를 바탕으로 처단형을 결정했다. 처단형은 형량의 상한, 하한 범위를 계산한 최종 범위를 말한다. 이에 따라 처벌가능한 하한은 징역 5년, 상한은 징역 30년에 1.5배를 가중해 징역 45년이 됐다.

재판부는 재량에 따라 형량의 상한과 하한을 절반으로 깎을 수 있는 ‘작량감경’ 없이 처단형 내에서 하한을 선고했다.

이 부회장과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나머지 4명의 피고인에게는 작량감경을 통해 2년 6개월 이상 22년 6개월 이하 범위 내에서 각각 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작량감경 자체를 하지 않은 만큼 이 부회장에게 법에서 허용하는 가장 낮은 형이 선고된 것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작량감경을 적용했을 경우 법적으로 가능한 최하한은 징역 2년 6개월이라는 설명이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를 내리면서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부도덕한 밀착이 사건의 본질”이라면서도 “대통령의 적극적인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해 뇌물공여 범행에 관한 의사결정을 한 것”이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기소된 뇌물 액수 합계가 약속한 금액을 포함했을 경우 433억원인데 그 중 유죄로 인정된 뇌물 부분은 89억여원”이라며 “특검 구형에 비해 선고형이 지나치게 낮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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