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부산시교육청이 운영하는 교원힐링센터에서 교사들이 원예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해 상처받은 심신을 치유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제공

부산 교원힐링센터

부산 A초등학교 박모 교사. 올해로 교직 생활 13년 차인 박 교사는 평소 업무 스트레스로 고통을 받고 있었다. 폭주하는 업무 등으로 정신적 고통을 겪었지만, 고민을 털어놓고 마음을 나눌 동료 교사도 마땅치 않아 스트레스는 날로 쌓여만 갔다. 고민하던 박 교사는 부산시교육청이 지난해 개소한 ‘교원 힐링센터’ 문을 두드렸다. 센터에서 지원해 준 각종 상담 등을 받으면서 스트레스는 조금씩 해소돼 갔다. 동료 교사들과의 관계도 더 친밀해지고, 소통도 원활해졌다.

박 교사는 자신이 받은 프로그램 중에서 학생들에게 적용 가능한 내용을 추려서 학생 지도에도 직접 활용하기로 했다. 자신의 심적 고통을 치유한 것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가르칠 훌륭한 교육교재도 마련한 셈이다.

학생이나 동료 교사들과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던 부산 B중학교 정모(여) 교사도 동료 교사 및 학생들과 의사 소통에 문제를 겪어 교원 힐링센터에서 상담을 받았다. 정 교사 역시 센터에서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 교육을 받으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학생들과의 의사 소통은 물론, 동료 교사들과도 참만남을 통해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돼 심적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부산시교육청이 지난해 설치한 교원 힐링센터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3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교권 침해와 직무 스트레스 등으로 센터에서 상담 치유를 받은 교원이 지난해 31명에서 올해는 55명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센터를 찾은 교원들은 교권 침해 16명, 직무 스트레스 22명, 일반상담 17명 등이다.

센터를 찾은 교원이 지난해보다 많이 늘어난 것은 교원들에 대한 사건·사고가 늘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센터가 개소하면서 이를 알게 된 교사들의 발길이 잦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교원 힐링센터 관계자는 “동부와 서부에 두 군데의 교원 힐링센터가 문을 열었는데, 적극적인 홍보 덕택에 센터의 존재를 잘 몰랐던 교원들이 많이 찾아오면서 상담 실적이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심리 상담은 물론, 법률지원 등도 해 주고 있어 교사들의 반응이 매우 좋아 올해는 교권 보호 예방에 초점을 두고 홍보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 지역에서 교권 침해로 고통받는 교사 자체는 크게 줄었다. 지난해 교권 침해로 상담했던 교사는 23명이었으나, 올해는 16명으로 크게 줄었다. 반면에 지난해에는 실적이 없던 일반 상담 교사들이 올해는 17명으로 늘었다. 교권 침해뿐 아니라, 평소 자신의 고민거리 등 일반적인 문제들을 상담 의뢰해 오는 교사들이 많이 늘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부산시교육청은 교권존중 문화풍토 조성을 위해 교원 힐링센터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올해에는 교권 침해 피해 교원에 대한 상담 및 심리치료 외에도 교권 침해 예방에 초점을 두고 직무 스트레스와 성격, 대인관계, 가족, 정신건강 등의 문제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원을 위해 일반상담을 확대·지원키로 했다.

아울러 교권 침해 피해 및 예방을 위해 ‘찾아가는 상담’(개인, 전문가 특강, 집단힐링프로그램), 역량 강화를 희망하는 단위학교 소모임 교원들을 위한 집단프로그램도 지원하고 있다. 또 신청한 교원들의 특성에 맞게 맞춤형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특히 센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국·공·사립학교 교원과 학력인정 평생 교육시설 교원(휴직자 제외, 기간제 교사 포함)에 대해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해 법률 문제로부터 보호받으면서 안정적으로 교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동부와 서부의 두 센터에는 박사급의 전문 상담사와 전문의가 있으며, 상담도 교수급의 전문 상담가를 연결해 상당히 신뢰할 만하다”며 “교육청에서도 교권존중 문화 조성과 교원 치유를 위해 예산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