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서 “朴정권의 정치탄압”

헌법재판소의 정당 해산 결정으로 국회의원직을 상실한 옛 통합진보당 소속 전직 의원들은 2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권의 정치탄압으로 억울하게 국회의원직을 박탈당했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원 지위확인 소송’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헌재의 결정이 정치탄압이었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오병윤·김미희·김재연·이상규 전 의원은 이날 윤종오(무소속) 의원과 함께 한 회견에서 “헌재의 정당 해산 선고 이틀 전인 2014년 12월 15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재판관들의 평의 내용을 미리 알고 이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말했다”며 “김 전 실장이 헌법재판관 중 누군가와 내통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더욱 가슴이 미어지는 것은 정당하게 재판 한 번 받아보지 못하고 국회의원직을 잃었다는 것”이라며 “통진당 국회의원 지위확인 재판은 민주주의와 사법부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중요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 전 의원 등은 헌재가 정당 해산 결정과 함께 의원직까지 박탈하자 “정당 해산에 따른 의원직 상실과 관련된 헌법이나 법률 규정이 없는데도 헌재가 멋대로 법을 해석해 의원직 박탈을 결정했다”며 정부를 상대로 국회의원 지위 확인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1심은 “헌재가 헌법 해석·적용에 대한 최종 권한으로 내린 결정이므로 법원이 이를 다투거나 다시 심리·판단할 수 없다”며 소송 자체를 각하했다. 반면 지난해 4월 서울고법은 “통진당의 위헌 정당 해산 결정 당시 소속 국회의원이었던 원고들은 위헌 정당 해산 결정의 효과로 당연히 의원직을 상실한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박효목 기자 soarup6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