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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29만명… 연기 절절
미식 로드트립 ‘파리로 가는 길’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도 선전

중년의 삶을 그린 외화들이 여름 극장가에서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년 부부의 속 깊은 사랑 이야기부터 프랑스 남부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은 로드 트립 무비, 젊은 시절 기억을 들춰낸 노년 남성의 혼란 등 소재도 다양하다.

2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7월 12일 개봉한 영화 ‘내 사랑’은 20일까지 누적 관객 수 29만6801명을 기록했다. 또 8일 개봉한 ‘파리로 가는 길’은 이날까지 8만1555명의 관객을 모았고, 10일 관객과 만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도 2만9252명을 동원하며 선전하고 있다.

이 영화들의 흥행 성적은 대작들에 비하면 초라하지만 적은 액수로 수입해 30∼50개 정도의 스크린에서 거둔 스코어라는 점이 의미가 있다.

흥행 돌풍을 일으킨 ‘내 사랑’은 중증 관절염을 앓고 있는 여인이 가족에게 버림받고 독립해 거칠고 무뚝뚝한 남자와 만나 사랑을 키우는 이야기를 담았다.

캐나다 나이브 화가 모드 루이스의 실화를 그린 이 영화는 샐리 호킨스와 이선 호크의 명연기로 절절한 감정과 함께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장애를 지닌 주인공이 힘겨운 상황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자존심을 지키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또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중년 남성의 아내에 대한 속 깊은 사랑도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다.

다이앤 레인 주연 ‘파리로 가는 길’은 남편과 함께 프랑스 칸에 간 중년 여성이 남편의 사업 파트너인 프랑스인 남성의 안내로 프랑스 남부를 여행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특별하지 않지만 관객이 직접 여행에 나선 듯한 느낌과 함께 다양한 프랑스 음식을 음미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무심한 남편과 달리 이것저것 세심하게 챙겨주는 자상한 남성과 여행을 하며 살짝 흔들리는 여성의 심리를 보여주는 부분에서는 로맨스물의 맛도 전한다.

맨부커상을 수상한 줄리언 반스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아내와 이혼한 노년의 남성이 첫사랑 여인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부고를 받고 그 여인을 찾아 나서는 내용을 풀어냈다.

젊은 시절의 기억을 더듬던 남성은 자신의 기억과 전혀 다른 충격적인 과거와 마주한 후 혼란에 빠진다. 원작 소설은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영화는 묵직한 내용의 소설과는 달리 밝은 톤으로 그려졌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자신도 어딘가에서 뒤틀렸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지난 기억들을 소환하게 된다.

세 영화 모두 인생을 돌아보는 시기의 중년 관객들의 감정선을 건드리며 회한의 감정도 안겨 준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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