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고위 인사가 나서
교체대상 면담·집중수사 진행

BNK금융회장 文 인사 내정설
후보추천위원회 비밀리 열어
親朴계 대구은행장 사퇴설도

최근 특정 민간 금융권 수장 교체를 위한 물밑 작업이 정부 주도로 시도되는 흔적이 연이어 포착되면서 금융권 내부에서 ‘보이지 않는 손’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금융위원회 고위 인사가 나서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는 인사를 직접 면담하거나, 해당 기관에 대한 경찰·검찰 수사가 동시에 진행되기 시작하며 이 같은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 과정에선 친박(친박근혜)계 금융기관장이 집중 표적이 되는 것은 물론, 현 정부의 ‘낙하산’ 인사 논란까지 동시에 불거지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에서 이미 현 정부와 연결된 특정 인사가 내정됐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BNK 측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이날 오후 7시 회사가 아닌 모처에서 비밀리에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시간이 업무 시간 이후이고 장소 또한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어 실제 해당 인사로 낙점하기 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최근 BNK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에선 문재인 캠프 출신이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 동기인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만 71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유력후보로 떠올라 회사 내부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이에 대해 BNK금융지주 관계자는 “회의시간과 장소는 전적으로 사외이사들이 결정하는 사안”이라며 “오는 9월 8일 주주총회를 열기 위해 오늘(21일)이나 내일(22일) 중 신임 회장 후보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 친박계 금융권 인사인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난주 사의를 밝힌 것과 관련, 또 다른 친박계 금융권 인사로 꼽혔던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의 사퇴설도 불거지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17일 금융위원회 고위인사와 면담하고 거취까지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이사장도 최근 금융위 고위 인사와 인사 문제를 놓고 협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대구은행은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으며, 정 이사장도 최순실 씨의 청와대 인사 청탁에 따라 KEB하나은행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은 바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박 회장이 영남대 출신인 데다 자유한국당 중진 의원과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현 정부가 손보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