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변화 전제돼야 가능” 밝혀
對北 압박 병행 ‘투트랙 전략’

국무부, 종교자유보고서 발표
16년째 ‘北, 특별우려국’ 지정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5일 “북한과의 대화에 여전히 관심이 있다”면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결단을 요구했다. 이는 대북 압박·제재와 함께 북한과의 대화에도 문을 열어놓는 기존 ‘투 트랙’ 전략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무부는 이날 북한을 16년째 ‘종교 자유 특별 우려국’으로 지정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연례 국제 종교 자유 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 대화를 갖기 위한 길을 찾는 노력에 여전히 관심을 가질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틸러슨 장관은 북·미 대화 여부는 “그(김정은 위원장)에게 달려 있다(that’s up to him)”면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했다. 틸러슨 장관은 전날 김 위원장이 북한의 괌 포위 사격과 관련해 “미국의 행태를 더 지켜보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아무런 반응을 할 게 없다”고 일축했다.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추가적인 한반도 긴장 고조를 막는 동시에, 북한에 핵·미사일 실험 중단 등과 같은 태도 변화를 재차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최고의 압박과 관여’의 대북정책 원칙에 입각해 틸러슨 장관이 북한과의 대화·관여를 담당하는 ‘굿 캅(좋은 경찰)’,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대북 군사적 행동을 포함한 압박을 담당하는 ‘배드 캅(나쁜 경찰)’의 역할 분담에 따른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매티스 장관은 지난 14일 외교적 해법에 우선순위를 두면서도 “만일 북한이 미국을 공격한다면 급속하게 전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며 강력히 경고한 바 있다.

한편 국무부는 이날 발표한 ‘2016년 국제 종교 자유 보고서’에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와 비정부기구(NGO) 조사, 탈북자 증언 등을 통한 북한의 종교 탄압 사례를 설명하면서 “북한을 종교 자유 특별 우려국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종교 자유 특별 우려국’으로 지정된 것은 2001년 이후 16년째다. 특히 보고서는 “북한에는 헌법상 종교의 자유가 보장돼 있지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으며, 종교 활동을 한 인사들에게 고문·사형 등 가혹한 처벌을 하고 있다”면서 “정치범 중에도 종교적 이유로 수감된 경우가 적지 않으며, 지난해 4월 중국에서 숨진 한모 목사는 북한 요원에 의해 살해됐다는 언론 보도도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