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G훈련 기간 분수령될듯
남태평양 방향 미사일 발사
NLL 등서 국지도발할 수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괌 포위 사격 유예 입장을 밝힌 데 이어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북·미 군사적 대결 국면이 소강상태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괌 포위 사격을 포함한 추가 도발을 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16일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지난 14일 괌 포위 사격 계획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한 발언을 군사적 대치 국면에서 한발 물러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김락겸 전략군 사령관으로부터 괌 포위 사격 계획을 보고받고 “미국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며 “위험천만한 망동을 계속 부려대면 이미 천명한 대로 중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열수 성신여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목적은 미국에 대항하기 위한 억제력을 갖고, 평화협정 테이블로 미국을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라며 “괌 포위 사격은 이런 북한의 전략적 목적에 맞지 않아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 소장도 “북한이 괌 포위 사격을 할 경우 미국은 이를 전쟁으로 받아들인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며 “이런 상황에선 북한이 괌 포격을 감행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제한조건을 단 만큼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을 핑계로 추가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소장은 “김락겸 전략군 대장이 김정은에게 실제 괌 포위 사격 방안을 보고하는 장면까지 북한이 공개하고, 포격 장면을 인민들에게 보여주겠다고까지 했다”며 “과거 사례에 비춰 보면 이번 역시 안 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괌 포위 사격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괌 인근 방향으로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군사분계선(MDL)이나 북방한계선(NLL)에서 국지 도발 등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UFG 훈련 기간은 미군 전력이 가장 많이 전개돼 있을 때여서 북한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북한이 그냥 넘어가기보다 NLL 등에서 국지 도발을 일으킬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괌 대신 필리핀 등 남태평양이나 인도양 방향을 향해 고각 발사가 아닌 실제 각도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수준의 도발은 감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