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조작 알면서도 ‘유로5 기준 만족’ 광고

자동차 배출가스 시험성적 조작 등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폭스바겐 한국법인 전직 임원들이 허위 과장광고 혐의로 추가 기소돼 재판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최기식)는 박동훈(64·현 르노삼성자동차 사장) 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과 트레버 힐(55) 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사장,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법인을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1년 7월부터 2013년 8월까지 수입·판매한 폭스바겐 주요 디젤 차종 14개 모델의 카탈로그에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충족하는 것처럼 성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인증시험 때만 ‘유로-5’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충족하도록 조작한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해당 차량에 장착된 사실을 알면서 카탈로그에는 일반 주행 시에도 저감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처럼 광고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또 박 전 사장은 지난 2012년 12월 초부터 2013년 8월 말까지 폭스바겐 Golf 2.0 TDI를 비롯해 13개 모델, 총 1만4379대의 경유 승용차를 수입해 판매하면서 역시 같은 방식으로 부당한 광고행위를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월 11일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소음·진동관리법 위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박 전 사장을 포함해 타머(62·독일) AVK 총괄사장 등 AVK 전·현직 임직원 6명과 AVK법인, 인증대행업자 등 총 8명을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검찰은 당시 트레버 힐 전 총괄사장에 대해서는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벌금 1억 원에 약식기소했으나, 이후 법원이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정식재판에 회부해 각기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이정우 기자 krus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