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301조, 효과 없을 것”
트럼프 경고성 발언에 반박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지적 재산권 위반 조사를 지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이 언론 매체를 동원해 “미·중 무역전쟁에 중국이 더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며 임박한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내부 동요 차단 및 긴장 완화에 나섰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 자매지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14일 사설을 통해 이같이 언급하면서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미국의 무역 정책은 세계무역기구(WTO)의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맞섰다.

환추스바오는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는 뿌리 깊은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 간 무역의 실제 상황을 간과한 채 표면적 숫자만을 보고 폭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많은 경제체들이 미국의 ‘통상법 301조(슈퍼 301조)’에 당한 바 있으나 작은 경제체조차 무너진 곳은 없었다”는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사설은 “과거 일본과 아시아 4마리 용의 경우 미국 경제 발전에 의존해 발전한 것이었으므로 미국 번영의 부산물이었고 미국과의 관계도 평등하지 않았으나 중국 대륙은 이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 대륙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독립적이기 때문에 301조가 발동된다 하더라도 결코 양국 간의 전면적인 무역전쟁으로 확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의 통화에서 14일에 예정된 중국에 대한 지적재산권 조사 행정명령 서명을 미리 알려준 것은 “무역전쟁을 앞두고 중국을 달래기 위한 목적”이라고 논평했다. FT는 공약이었던 대중 무역 적자 감소를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리 중국에 대중 무역과 관련한 제재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려 미·중 충돌 완화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또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중국의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에 미리 통보해 양국 간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 = 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