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입장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김영주 신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기 위해 임종석 비서실장과 함께 청와대 본관 충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재정지출 확대에 동의” 58%
법인세 인상·근로시간 단축
“부정적이다” 응답 다소 우세

1000만원 이하 채권 소각엔
“도덕적 해이… 반대” 가 64%
4차산업혁명 관련 정부 정책
“규제 혁파에 역점” 64% 응답

경제전문가 가운데 과반이 문재인 정부가 지난 100일 동안 추진해온 경제정책 전반에 대해 ‘B’ 학점을 매겼다. 정책 각론에 부정적 의견이 많았음을 감안하면, 총론에선 정부 출범 초반인 만큼 일단 긍정적으로 지켜보자는 ‘관망’ 의견이 주류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앞세우며 구체화한 ‘최저임금 인상’은 물론, ‘근로시간 단축’ ‘법인세 인상’ ‘통신요금 인하’ 등 각론에 대해서는 “잘못됐거나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앞으로 적잖은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5년을 넘어 10년, 20년을 버틸 수 있는 경제정책을 만들려면 시장·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초래하는 현안에 대해 문 정부가 전향적인 자세로 의견을 수렴하고 ‘협치’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문화일보가 경제 전문가 100인을 대상으로 문 정부 100일간의 경제정책 평가를 묻는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중 57%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평가(A∼F 학점)에서 ‘B’ 학점을 꼽았으며, 이어 ‘C’(25%), ‘A’(9%), ‘D’(6%), ‘F’(2%)의 순으로 응답자가 많았다. ‘재정지출 확대’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경제정책의 핵심 기조에 대해 ‘동의한다’는 의견이 각각 58%와 61%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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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대기업이 자발적으로 모범 사례를 만드는 ‘포지티브(긍정적) 캠페인 방식의 재벌개혁’ 추진 방향과 ‘경제계와의 소통 및 협치 의지’에 대해서는 각각 54%와 71%가 긍정적으로 답했고, 20%와 13%만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쟁점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세부 현안에 들어가면 ‘선명성’에 집착한 나머지 현실을 외면한 ‘의욕 과잉’ 모습에 대해 우려하거나 반대하는 목소리가 다수였다.

정부가 추진 의사를 밝힌 법인세와 소득세 명목세율 인상 정책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견이 45%로 동의한다는 의견(43%)을 앞섰다. 정부와 여당의 근로시간 단축 움직임에 대해서는 ‘대폭 줄여야 한다’는 의견은 8%에 그쳤지만, ‘업종·기업규모별로 단축 시기를 조절해야’와 ‘반대한다’는 의견이 각각 79%와 12%에 달했다.

사실상 정부가 요금을 결정하는 ‘보편요금제 도입’과 공공재 이념에 바탕을 둔 ‘요금 할인율 인상’ 방안에 대해서는 ‘과도하고 인위적인 정책’과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각각 59%와 12%로 압도적이었다. 적절하다는 의견은 28%에 불과했다.

정부가 1000만 원 이하의 장기소액채권 소각 등 빚 탕감 정책을 펴고자 하는 것에 대해서는 64%가 ‘도덕적 해이’를 조장할 수 있다면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서민부담을 줄일 수 있다면서 찬성 의사를 밝힌 응답자는 34%에 그쳤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관련해 새 정부의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형평성이 부족한 조항을 맞대응 카드로 제시해야 한다’는 주문이 64%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상호 호혜적 성과를 알려 재협상을 할 필요가 없음을 주지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27%로 뒤를 이었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새 정부가 역점을 둬야 하는 부문(복수 응답)에 대해서는 64%가 ‘네거티브 도입 등 규제 혁파’를 꼽았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 경제정책 평가 설문에 응해주신 전문가 100人

◇학계 및 연구소(31) =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고준형 포스코경영연구원 전무, 김경수 성균관대 글로벌경제학과 교수, 김부성 부동산부테크연구소 대표,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 겸 금융경제연구부장, 남영호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박종복 미소부동산연구센터장, 배현기 하나금융연구소장, 변세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 유효상 차의과학대학 융합경영대학원 원장, 윤병섭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융합산업학과 교수, 윤주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이명철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 이철용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정창무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조인창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최광해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부소장,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

◇경제단체 및 협회(14) =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 김선화 코트라 통상지원실장, 김태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 나석진 금융투자협회 WM서비스본부장,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상무, 박광춘 손해보험협회 기획관리본부장, 배종균 여신금융협회 상무이사, 송기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부회장, 안근배 무역협회 무역정책지원본부장,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본부장, 이병우 한국철강협회 전무, 정양 생명보험협회 소비자서비스본부장, 한대호 저축은행중앙회 상무이사, 홍재문 전국은행연합회 전무이사

◇금융권(13) = 구용욱 미래에셋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김영호 신한카드 부사장, 김재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신홍섭 KB국민은행 브랜드전략그룹 대표, 양기인 신한금융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왕태욱 신한은행 소비자브랜드그룹 부행장, 윤재구 현대카드 홍보실장, 이석현 현대해상 경영기획본부장,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임진구 SBI저축은행 대표이사, 홍종범 삼성생명 상무

◇기업(42) = 강국창 동국성신㈜ 대표이사, 고영규 현대오일뱅크 상무, 김덕술 삼해상사㈜ 대표이사, 김상원 한국지엠 상무, 김상현 GS칼텍스 상무, 김세영 금호아시아나 상무, 김영우 KT 상무, 김재홍 LG생활건강 전무, 김정기 SK하이닉스 상무, 김태진 GS건설 CFO 전무, 김평길 에쓰오일 상무, 남병수 CJ헬로비전 CFO 상무, 노지혜 아모레퍼시픽 상무, 문덕식 동부대우전자 CFO 부사장, 박민희 현대백화점그룹 상무, 박상균 LG CNS 상무, 박세진 넷마블게임즈 이사, 박준성 LG화학 상무, 박창훈 빙그레 상무, 박태진 SK㈜ C&C 상무, 박형일 LG유플러스 전무, 배선용 대림산업 전무, 서강철 두산중공업 상무, 서종철 애경산업 부장, 원윤식 네이버 이사, 윤경훈 이랜드 상무, 윤상우 삼성SDS 전무, 윤성노 동원F&B 상무, 이경희 신세계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 팀장, 이기광 대한항공 전무, 이보성 현대자동차 이사, 이상호 LS전선 CFO 이사, 이용백 현대상선 상무, 이윤택 티브로드 상무, 이진성 롯데그룹 전무, 장유택 오비맥주 부사장, 전명우 LG전자 전무, 조원 한화케미칼 상무, 차진석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 부사장, 최정환 SK텔레콤 상무, 한부연 부영 상무, 한재영 티몬 CSO (분야별 가나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