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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3D설계 활용…리스크 사전제거
설계 최적화 투입물량 35%절감
첨단 계측장비로 시공오차 점검

서울 광화문에서 승용차로 30여 분 자유로를 따라가면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 옆에 이색적인 외관의 건물이 시선을 빼앗는다. 거대한 금색의 캐노피 지붕이 하늘을 향해 쭉 뻗어 있고, 지붕을 떠받치는 외벽 유리는 유난히 투명해 마치 금색의 우주선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의 건물이다.

독특한 비정형 건축물인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사진)이다. 이 건축물은 천지림(天地林)을 디자인 콘셉트로 해 건물 전체에 사선을 통한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외팔보(Cantilever·한쪽 끝은 고정하고 다른 쪽 끝은 자유로운 들보) 구조를 활용해 비상하는 듯한 느낌을 부여했다. 유리 벽과 지붕, 지붕 위의 타워 등 각기 다른 요소들이 절묘하게 배치됐다.

현대건설이 시공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은 서울 강남구에 있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 이은 현대자동차의 두 번째 브랜드 체험공간이자 국내 최대 자동차 체험 시설이다.

독특한 디자인으로 화제를 모은 이 프로젝트는 △18개의 서로 다른 복합시설을 단일건물 내 시공 △국내 최대 수량의 비정형 메가트러스(Mega-Truss·삼각형 구조물을 이용해 초대형 지붕을 만드는 공법) 프레임 △국내 최대 규모의 아노다이징(Anodizing·금속 표면을 산화시켜 부식을 방지하는 알루미늄 도금) 패널 공급 등 공사 시작 전부터 난제가 쌓여 있었다.

이 같은 복잡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현대건설 사업본부와 연구개발본부는 BIM 적용을 일찌감치 결정, 기존의 건설현장과 다른 창의적인 변화를 끌어냈다.

현대건설은 BIM 적용을 통해 첫째 공사 전 가상 건설기술인 프리콘스트럭션(pre-construction·프리콘)을 활성화했다. 프리콘은 기획·설계 단계에서 3D설계를 활용, 불확실성이나 리스크(위험)를 사전에 제거하는 기술이다. 착공 전부터 BIM매니저를 비롯해 발주처와 설계사, 시공·감리사, 협력업체까지 한자리에 모여 3D BIM을 활용해 최적화된 설계 변경은 물론 효율적인 시공 방식을 결정했다. 이를 통해 물리적 디자인 오류를 1만 건 이상 해결했고, 일부 공정은 설계 최적화를 통해 투입물량 35%를 절감했다.

둘째는 첨단 계측장비와 연계, 정밀 시공을 진행했다. 시공 전 실제 건물이 들어설 위치를 점검해 주변 간섭을 최소화한다거나 시공 중에 발생하는 예상치 못한 시공 오차를 빠르게 바로잡았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은 5층에서 8층에 이르는 고층부의 복도 구간이 소방, 덕트(공기 통로), 공조, 위생, 전기, 통신에 이르는 다양한 복합설비 정보가 BIM에 반영돼 공장에서 사전 생산한 프리패브 모듈로 시공됐다.

2015년 건축 R&D 부분 국토교통부장관상, 2016년 BIM Award 건축부문 대상(빌딩스마트협회 회장상)을 받았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남극 장보고기지와 같이 시공에 긴 시간을 투자하기 힘든 현장에 간편하게 조립만 할 수 있도록 활용했던 공법”이라며 “BIM의 활용으로 향후 병원공사나 데이터센터와 같은 복합화된 건물 유형으로까지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5년 3월 완공한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진주사옥은 BIM을 적용, 국내 최고의 초에너지 저감형 대규모 업무용 건축물이라는데 의의가 있다. LH 사옥의 ㎡당 연간 소비전력은 131.3㎾h에 불과하다.

이는 건물에너지 효율 1등급 기준인 300㎾h를 57% 이상 초과 달성한 수치다. 여기에 태양광·태양열·지열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스템, 빌딩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의 적극적 적용을 통해 궁극의 에너지 저감을 실현, 최고 건물 성능 등급을 획득했다.

LH 사옥은 건축학회, 건축시공학회 등 각종 유력 학회지와 논문지에 실리는 등 현대건설 건축의 높은 기술력을 새삼 인증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