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5%가 단체보험에 가입
“일방정책보다 자율맡겨야”

정부가 주요 국정과제로 보험설계사의 산재·고용 보험 적용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수고용노동자) 보호에 나섰지만 정작 당사자인 다수 보험설계사는 이를 원치 않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일방적으로 정책을 적용하기보다 보험설계사의 자율적 선택권이 존중돼야 한다는 지적이 보험업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다수 보험사는 보험설계사들에게 단체보험과 산재보험을 선택해서 가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보험회사가 제공하는 단체보험은 보장범위, 보장 대상 시간, 보험료 부담 측면에서 산재 보험보다 유리하다 보니 대부분 단체보험을 선택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보험설계사들의 94.5%가 단체보험에 가입했다. 지난 2013년 8월 보험연구원이 실시한 ‘보험설계사의 법적 지위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에서도 보험설계사들은 산재보험보다 단체보험을 선호했다.

고용보험 역시 선택권을 달라는 것이 보험설계사들의 입장이다. 같은 해 11월 고용노동부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고용보험 관련 설문조사’에선 보험설계사의 77%가 ‘원하는 사람만 가입해야 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용보험은 근로자의 비자발적 이직에 대비한 제도이며, 자발적 이직은 실업급여 수급요건에서 제외된다”면서 “보험설계사의 이직 중 89.8%는 자발적 이직이라는 정부 조사 결과가 있다”고 밝혔다.

의무가입은 불필요하게 보험료만 내는 보험설계사를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자영업자가 고용보험의 보장을 받기 위해선 24개월 내 1년 이상의 보험료를 내야 하는데 보험업계 경력 1년 미만의 보험설계사는 보험료만 부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