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6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상하이 2017’에서 한 관람객이 KT 전시관에 마련된 헬스케어 스타트업 지오아이티의 헬스 바이크를 체험하고 있다. KT 제공

- ⑩ KT

‘글로벌 플랫폼 전략’까지 함께
개발 테스트 환경 무료로 제공
경영 컨설팅 통해 경쟁력 향상
협력펀드 1000억원 조성키로

지난 7월 27일 KT는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5대 플랫폼’ 육성에 중소·벤처기업을 동참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1000억 원 규모의 ‘상생협력펀드’ 조성 계획과 함께 발표된 5대 플랫폼 문호개방 계획은 단순히 중소 협력사나 벤처,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미래 비전을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어 산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5대 플랫폼은 미디어, 스마트에너지, 기업·공공가치 향상, 금융거래, 재난·안전·보안 등으로 KT가 내세운 미래 먹거리 사업이다. KT는 이를 통해 2020년까지 플랫폼, 글로벌 등 비 통신 분야 매출 비중을 20∼3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통신 분야 매출이 대부분이다. 궁극적으로 국내 대표 통신기업을 넘어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 KT의 위상을 변모시키는 게 목표다.

미래 비전을 중소·벤처기업과 함께한다는 KT의 결단이 의미 있는 이유다. KT가 가진 원대한 계획에 중소·벤처기업들이 참여토록 해, 단순 지원이 아닌 말 그대로 ‘동반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중소·벤처기업의 경쟁력 향상이 필수다. 특히 KT는 중소·벤처기업의 연구·개발(R&D)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했다.

우선 규모가 작은 회사가 갖추기 어려운 개발 테스트 환경을 무료로 제공한다. 테스트 장비, 측정기 지원은 물론 소프트웨어 코드 검증 랩과 네트워크 가상화 기능(NFV) 검증 랩을 무료 개방한다. NFV는 통신장비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리 운영해 범용 하드웨어 플랫폼에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자유롭게 가상화해 구동할 수 있는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로 5세대(G) 네트워크 시대에 중요성이 높은 기술로 평가된다.

더불어 비용 부담으로 외부 컨설팅을 받기 힘든 중소·벤처기업의 여건을 고려한 통합 컨설팅 지원을 확대한다. 이미 KT는 2016년부터 40개 이상의 중소·벤처기업에 사업전략, 마케팅, 영업 등 경영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무료 제공해 이들 기업의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협력업체를 위해서는 1000억 원 규모의 상생협력펀드를 조성해 9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시중은행보다 1∼2%포인트의 낮은 금리 자금 지원이 목표다.

이 밖에도 KT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등 신기술 분야에서 중소·벤처기업과 다양한 방식으로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5G, 핀테크, 통합보안, 커넥티드카, AI, 빅데이터 등 11개 신사업 분야에서 협업을 위해 오픈형 기술 협의체 ‘KT-에코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현재 KT-에코 얼라이언스는 150여 개 기업이 참여 중이다.

KT는 미래 핵심사업 5대 플랫폼의 문호를 개방하는 것과 함께 중소·벤처기업 해외 진출의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커뮤닉아시아와 같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박람회에 동반전시 기회도 제공한다. 지난 6월 말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MWC 상하이 2017의 KT 전시관에는 2개 중소·벤처기업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받았다.

또한 KT는 중소·벤처기업의 해외 진출과 판로 개척을 지원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 대중소기업협력재단과 함께 ‘해외동반진출사업’을 신설했다. 해외동반진출사업은 KT가 보유한 해외 네트워크 및 인지도, 마케팅 역량, 인프라 등을 활용해 공동 마케팅과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중소기업부와 KT가 공동 출연해 중소·벤처기업의 해외 진출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한다.

이 사업의 첫 행사로 지난 7월 26∼28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신제품 설명회에서는 450만 달러(약 50억6000만 원)의 수출계약을 맺는 성과가 나타났다. 베트남 신제품 설명회를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에만 4회 이상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첫 행사에 참여한 보안 스타트업 아이리시스는 베트남 건가드세이프와 450만 달러의 수출계약을 맺었다.

KT 관계자는 “5G 지능형 네트워크가 만들어낼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중소·벤처기업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KT는 중소·벤처기업들과 함께 미래를 열기 위해 5대 플랫폼 및 5G 서비스 개발 참여, 해외 동반전시 등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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