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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업계, 상반기 판매 부진
파업·통상임금소송 악재겹쳐

혼다는 엔低로 中 판매 25%↑
현대·기아車‘사드여파’46%↓

미국에선 닛산·스바루 등 강세
국산차 판매량 10%나 떨어져

한국 자동차업계가 국내외 판매 부진, 노조 파업, 통상임금 소송 등 중첩 악재로 위기설까지 돌고 있는 반면 일본차는 중국, 미국 등 주요 시장 판매 호조와 엔저(엔화가치 하락)로 수익이 대폭 증가하는 등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여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9일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완성차업체들은 올 상반기(1∼6월) 세계 최대 중국시장에서 시장 전체 판매증가율(3.8%)을 크게 웃도는 17%의 판매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혼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4% 증가한 65만5241대를 판매해 폭스바겐, GM에 이어 중국시장 판매 3위에 올랐고 토요타와 닛산 역시 각각 8.9%, 10.8%의 높은 판매증가율을 기록했다.

중국시장 진출이 한국차에 뒤졌던 일본차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보복으로 상반기 현대·기아차 판매량이 반토막(-46.7%) 나는 동안 시장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려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시장인 미국에서는 닛산, 스바루 등이 일본차 강세를 주도했다. 1∼7월 전체 미국시장 판매량이 2.9% 감소하고 GM,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 등 미국차 빅3의 판매량도 일제히 감소한 반면 닛산 판매량은 오히려 2.0% 증가했고 스바루는 미국 내 10대 주요 완성차 판매업체 중 가장 높은 8.7%의 판매증가율을 나타냈다. 반면 같은 기간 현대·기아차의 미국 판매량은 10.1% 하락했다.

주요 시장 판매호조에 더해 최근 엔저가 이어지면서 일본차 업체들의 수익성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일본 완성차업체들의 2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급증한 1조1600억 엔(11조89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토요타의 경우 순이익이 11%가량 증가했으며 혼다와 마쓰다, 스즈키 등의 순이익도 각각 19%, 72%, 72% 증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토요타는 2017 회계연도 순이익 전망을 당초 1조5000억 엔(15조3800억 원)에서 1조7500억 엔(17조9400억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연비 조작 사태로 1조 원이 넘는 천문학적 손실을 기록한 미쓰비시마저 2분기 229억 엔(2345억 원)의 수익을 나타냈다.

반면 한국 완성차업체들의 경우 현대차와 기아차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각각 지난해보다 16.4%, 44.0% 하락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사드 보복 여파 등 판매부진에 더해 해마다 반복되는 노조 파업이 이어지고 통상임금 소송 문제, 환경규제 강화 등까지 겹치면서 올 하반기 전망은 더 어두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