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도 5000만~1억원 낮아져
매수자들은 더 싼 매물만 찾아

“급매물은 많이 나오는데 살 사람은 가격을 더 깎자고 하니….”

8·2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지 일주일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송파구 A아파트 단지 인근 공인중개업소. A단지가 일반 아파트임에도 매물 10여 건이 나와 있었다. 그중 3∼4건이 8·2대책 전보다 면적대별로 5000만∼1억 원 이상 낮춘 급매물임에도 선뜻 사겠다고 나선 매수 희망자는 없었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 일주일 사이에 급매물을 내놓는 집주인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세는 없다”며 “살 의향을 보인 이들도 8·2대책보다 2억 원 이상 싼 매물만 찾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단지가 8·2대책 전보다 3억 원가량 낮춘 급매물이 나온 가운데 일반 아파트 가격 하락도 가시화되고 있다. 다만 당초 우려했던 풍선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반 아파트 가격 하락은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송파구 A아파트뿐만 아니라 서초구 R아파트 전용면적 84㎡도 7월 매매가격보다 5000만∼1억 원가량 떨어진 17억5000만 원 선에 급매물이 나왔다. 강북권에서는 강북구 삼양로길 D아파트의 경우 84㎡가 8·2대책 전보다 2000만∼3000만 원 떨어진 4억8000만 원 선에 나왔고, 동대문구 전농동 S아파트 84㎡도 5억 원 넘게 거래됐으나 4억5000만 원대 매물이 등장했다.

재건축단지 가격 하락도 이어지고 있다. 27억 원대에 이르던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아파트 84㎡는 24억 원에 매물로 등장했고, 인근 신반포3차, 경남아파트도 1억 원 떨어진 매물이 나왔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76㎡도 1억 원 이상 하락한 14억9000만∼15억 원 매물이 8·2대책 후 많이 나왔다.

8·2대책을 비껴간 비규제지역 아파트 분양권값은 오르고 있다. 대구 수성구 서한이다음 아파트 분양권은 8·2대책 이전 84㎡가 웃돈 4000만∼5000만 원이 붙었으나 일주일 사이 6000만 원으로 올랐다. 또 경북 경산시 중산 펜타힐즈 더 샵 아파트 분양권도 면적대별로 웃돈이 1000만∼2000만 원 오른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