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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실패 땐
美 독자적 군사행동 옵션 밝혀
北 6차核실험땐 시기 앞당길듯

中 북한전문가 “北 원유 끊겨야
전쟁 가능성 크게 낮출 수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한다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이례적인 경고를 날리면서 한반도 정세가 중대한 격변기에 들어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군사적 행동 시사는 1차적으로는 지난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안 2371호와 관련해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적극적 동참을 이끌어 내려는 의도가 담겨 있지만, 현행 압박·제재 기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다면 실제 독자적인 ‘예방 공격’에 나설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최근 발언 수위·강도가 심상치 않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화염과 분노”라는 표현과 함께 ‘힘을 통한 평화’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대북 군사적 행동 가능성을 열어놨다.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서 이처럼 군사행동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는 처음이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표현을 “역사상 유례가 없다”며 “이런 화법이 북한의 발표와 닮은 것처럼 들린다면 실제로 그렇다”고 보도했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3일 “북한이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핵무기를 개발하는 최종 단계에 있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던 만큼, 실질적으로 군사행동이라는 마지막 수단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방치하느니 차라리 북한과 전쟁을 하겠다’고 내게 말했다”고 전할 정도다. 앞서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 5일 “북한의 핵 능력을 제거하기 위해 ‘예방전쟁’을 포함한 모든 옵션(선택)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지난 1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예방전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대사도 같은 날 “우리와 동맹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최고의 압박과 관여’의 현행 대북정책 기조에 따라 유엔 안보리 결의를 통한 대북 압박·제재에 1차적 방점을 두겠지만, 외교적 해법 실패에 따른 대응책도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무역전쟁’까지 감수하면서 중국의 대북 원유 공급 차단 등 레버리지(지렛대) 사용을 압박하는 방안이다. 여기에는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관·개인을 직접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전격 실행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최근 시사한 북한 정권교체 추진도 미국이 사용할 수 있는 카드다. 대북 예방 공격은 마지막 옵션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이 제6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검토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의 북한 전문가인 장롄구이(張璉괴)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도 이날 싱가포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들어가는 원유가 끊겨야 전쟁 발발 가능성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베이징 = 박세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