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병직(앞줄 왼쪽 세 번째) 교사가 지난 6월 아이들과 함께 경기 파주시 헤이리 예술마을에서 문화 예술 현장 체험을 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정병직 교사 제공

정병직 강원 성남초 교사

“누구에게나 2400번의 기회는 있다.”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이 2399번이나 실패를 하고, 2400번째 실험에서 전구 발명에 성공하고 난 뒤 한 말이다. 발명은 그만큼 아이들의 창의력과 지구력을 키우는 데 가장 좋은 교육 방법 중 하나다.

발명이 좋아서 석사 논문까지 쓰고, 발명 영재들을 직접 가르치게 된 교사가 있다. 강원 횡성군 성남초교 정병직(49) 교사가 그 주인공. 정 교사는 사범대 졸업 후 일반 기업에 취직해 직장 생활을 하다가 2001년 교직에 들어와 강원 지역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성남초교 교사직과 함께 정 교사는 현재 춘천교육대에서 운영하는 발명영재 교육 프로그램 담당 교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정 교사는 세계 최고 창의력 프로그램인 ‘세계 청소년 두뇌올림픽대회(Odyssey of the Mind·OM)’의 과제 중 하나인 ‘문제 해결’ 분야를 가르친다. 이 분야는 짧은 시간 내에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프로그램이다.

정 교사가 세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가는 학교마다 ‘장영실 발명동아리’를 만들어 아이들의 창조적 사고를 훈련하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17개 시·군에 발명교실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도 거기에 동참했습니다. 처음에는 저 역시 ‘발명’이 무엇인지 잘 몰랐습니다. 그래서 ‘나부터 교육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특허청에서 시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듣고 저 스스로 완전히 ‘발명’에 빠져들게 됐습니다. 석사학위 논문까지 쓰게 됐죠. 발명은 아이들에게 문제 해결 방식과 창의적 사고를 심어주기에 가장 좋은 학습 도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 육성을 위한 좋은 교육 수단인 셈이죠.”

정 교사는 지난 1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발명 교육의 중요성을 이같이 설명했다. 정 교사가 운영하는 장영실 발명동아리에는 현재 10여 명의 아이가 모여 창의력 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 아이들이 강원도에서 주최한 ‘전국 나무장난감 만들기 대회’에 참가해 은상을 받기도 했다.

정 교사는 발명동아리의 교육 과정을 ‘생태-꿈-문화-나눔’ 등 모두 4단계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생태과정에서는 자연과 생명의 존중을 위한 교육을 한다. 얼마 전에는 아이들이 직접 병아리를 부화시키는 과정을 직접 체험했다. 생명이 태어나는 복잡하고 심오한 과정을 직접 경험해 보면서 생명 존중의 사고를 갖게 한다. 마지막 나눔 과정은 말 그대로 봉사활동 등을 통해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하는 과정이다. 텃밭에서 가지나 토마토, 감자 등을 아이들이 직접 수확한다. 이 과정에서 식물을 좀 더 잘 자라게 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아이들이 공유하기도 한다. 이렇게 거둔 수확물들을 직접 시장에 내다 팔아 그 수익금으로 독거노인 등 주변의 불우이웃들에게 연탄이나 식료품 등을 마련해 기부한다.

정 교사는 아이들에게 발명 교육을 하는 이유를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수업시간에 단순히 지적인 내용을 가르치는 것, 즉 공부를 별로 재미없어합니다. 교육 과정에 발명을 적용하면, 아이들은 가위질을 하든 무엇을 하든 조작활동을 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머리를 쓰고 생각하는 단계를 자연스럽게 거치게 됩니다. 발명이 바로 4차 산업혁명에서 요구하는 ‘융합적 사고’를 갖게 하는 것이죠. 그렇게 아이들이 변화되는 과정을 지켜보면 교사로서의 보람이 느껴집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