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블라인드 채용 추진 방안’을 두고 요즘 대학가에서논쟁이 뜨겁다. 공정한 취업 경쟁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는 공감하나 실효성에는 여전히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더욱이 취업 준비를 하는 3학년이나 당장 졸업을 하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4학년도 이에 민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른바 ‘인서울’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은 ‘역차별’이라며 공부한 시간이 아무 쓸모 없어지는 것 같다는 부정적 의견을 드러내는 반면, 지방 소재 대학생들은 실력만으로 공평한 기회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등 특히 수도권 대학과 지방 대학에서 견해 차이가 분분하다.

나 또한 지방 소재 대학에 다니는 학생으로 블라인드 채용에 대해서 긍정적 견해를 가지고 있다. 지방대의 경우 입사 지원서를 쓰더라도 서류전형에서 탈락하는 게 대다수다. 그래서 아예 면접 볼 기회조차 없다. 분명 대학이라는 큰 학문을 배우는 곳에 들어와 내가 원하는 공부를 하고 많은 준비를 했는데 서류조차 봐주지 않는다. 높은 학점과 보여주기에 급급해 외모에 많은 공을 들여 이력서 사진을 바꿀 것이 아니라 남들보다 조금 투박하고 부족하더라도 오랫동안 쌓아온 실력을 인정받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스펙 아닐까. 실력이 스펙이라는 보기 좋은 포장에 묻혀서는 안 된다. 이번 블라인드 채용은 학연, 지연, 혈연을 벗어나 입사 지원서가 보여주는 선입견을 버리고 오로지 실력만으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자리가 돼야 한다.

안윤서·경북 안동시